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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대입전형 아무리 바뀌어도 상위계층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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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학 발표 논문

[경향신문]

부모 교육 수준 1분위 상승할수록 주요대 입학률 1.5%P 상승
논술·수능·내신 순 영향…논술 폐지 땐 하위계층 진학률 ↑

부모의 교육 수준이 1분위 상승할수록 자녀가 주요 대학에 입학할 확률이 1.5%포인트씩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입시전형별로는 논술-수능-내신 순으로 부모의 교육·소득 수준이 미치는 영향이 컸다. 하지만 입시전형을 어떻게 조정하더라도 모든 경우에서 상위계층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캔사스대 김창환 교수와 신희연 연구원이 한국사회학에 발표한 논문 ‘입시제도에서 나타나는 적응의 법칙과 엘리트 대학 진학의 공정성’을 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논문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하는 ‘대졸자 직업 이동 경로 조사(GOMS)’를 이용해 2009~2013년 대학에 입학한 1988~1994년 출생자 2만2463명을 대상으로 가족 배경과 ‘엘리트 대학’ 진학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다. 가족 배경은 대학 입학 당시 부모의 소득과 자산, 교육 수준 등을 일컫는다. 논문이 지칭하는 ‘엘리트 대학’은 서울대 등 11개 주요 대학과 모든 의과대학, 카이스트 등을 포함한다.

분석 결과 부모의 교육 수준을 10분위로 나눴을 때, 수준이 1분위씩 상승할수록 자녀의 엘리트 대학 진학률은 1.5%포인트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상위 2분위의 진학률이 하위 2분위보다 9%포인트 높다는 뜻이다.

부모 소득이 자녀 진학률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입시전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부모 소득이 1분위 상승하면 수능 위주 정시전형으로 엘리트 대학에 진학할 확률은 0.9%포인트 오른 반면, 내신 위주 전형에서는 0.5%포인트 높아졌다. 소득 상위 2분위와 하위 2분위를 비교해보면, 수능은 5.4%포인트 차이가 나지만 내신은 3.0%포인트로 다소 차이가 작아진다.

다만 논술을 폐지할 경우 하위계층 진학률은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올해 입시전형과 가장 유사한 수능 20%, 내신 70%, 논술 위주 전형 10%로 가정했을 때, 엘리트 대학 진학자 중 하위계층은 7.7%. 상위계층은 35.1%였다. 여기서 논술 전형을 제거하고 수능 비율을 늘리면 하위계층의 엘리트 대학 진학률은 1.8%포인트 상승한 반면 상위계층 진학률은 0.9%포인트 떨어졌다.

논문은 특목고·자사고가 상위계층 효과를 더 크게 만든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일반고에서는 가족 배경이 1분위 증가할 때 진학률이 최대 1.5%포인트씩 오르지만, 특목고·자사고에서는 4%포인트씩 증가했다. 논문은 “상위권 학생을 선발해 수월성 교육을 하는 특목고·자사고가 오히려 계층효과를 더 강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방안’을 발표하며 학생부 종합전형과 논술 위주 전형으로 쏠림이 있는 대학에 수능 위주 전형으로 40% 이상 신입생을 선발하도록 권고했다. 논술 전형은 점진적으로 폐지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논문은 “가족 배경 효과가 높은 논술 위주 전형을 지양하는 측면에서는 교육 공정성을 강화하는 반면, 내신보다 가족 배경 효과가 큰 수능 위주 전형 비중을 늘리는 측면에서는 교육 공정성을 약화시킨다”고 평가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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