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주목! 이사람]김요섭 배민 로봇사업실장 "배달로봇 시대 온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2022년 상용화 전망"

"주문 매년 50% 성장세…라이더만으론 해결 못해"

"배달로봇이 라이더 돕고, 음식점 매출 증가 기대"

"실내외 배달로봇 성능, 글로벌 기업보다 우위"

"배달로봇은 인도 못다녀…규제샌드박스 신청"

"실증·시범 테스트 중 인명 사고 0건…에어백 장착"

뉴시스

[서울=뉴시스]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에서 로봇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요섭 실장(이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이르면 2022년부터 자율주행 로봇이 식당과 공공도로, 아파트를 오가며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말부터 실내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타워'와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다. 최근엔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Z'(개발명)을 공개했다.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 실장(이사)은 2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배달로봇이 아파트 등 실내외를 다니면서 배달할 수 있는 서비스의 상용화 시점을 2022년 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라이더(배달원)들은 아파트나 캠퍼스 정문·후문에서 로봇에 음식을 실어주고 가면 되기 때문에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 또 너무 가까워 배달이 안 되던 곳은 로봇으로 배달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며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이 점점 더 가속화되면서 이런 혁신이 정말 가능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 6월 창립 8주년 기념식에서 '배달의민족이 꿈꾸는 가까운 미래 배달로봇 라이프'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하며 배달로봇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매년 급성장하는 배달주문 건수를 사람의 힘만으론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배달로봇 사업을 시작했다.

김 실장은 2018년부터 우아한형제들에서 로봇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전에는 야후코리아 마켓플레이스(e) 파트장, 앱디스코 CTO, 위메프 플랫폼개발실 실장, SK플래닛 글로벌플랫폼개발팀 팀장을 거친 IT업계에서 내로라하는 개발인재다.

김 실장은 "배달의민족 주문은 매년 50% 성장했고, 월 주문수도 5000만 건이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그 성장률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이런 성장률을 보면 단지 라이더나 배민커넥터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날이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기존 라이더나 배민커넥터들을 도와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하게 하기 위해서 배달로봇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런 사례는 중국에 이미 있었다. 중국 음식배달업체인 어러머의 경우, 실내 배달로봇이 라이더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음식을 전달해 배달 시간을 50% 줄일 수 있었고, 라이더들이 기존보다 50%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할 수 있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김 실장은 "저희도 작년 본사 빌딩에서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를 운영하며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시범 기간 동안 라이더들의 배달 시간이 평균 5분에서 최대 16분까지 단축된 걸 확인할 수 있었고, 라이더들도 '나 대신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냈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 2~3년 후에는 배달로봇이 라이더들을 도와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결국 배달로봇은 라이더에게는 소득 확대의 기회가 되고, 업주들에게는 신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는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지상 19층 규모의 우아한형제들 본사 건물에서 진행한 시범 서비스를 거쳐, 내년 2월 한화건설 신규 입주단지 '포레나 영등포'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실외 배달로봇 '딜리드라이브'는 지난해 11월부터 한달 간 건국대 캠퍼스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했고,올해 8월 주상복합 아파트 ‘광교 앨리웨이’에서 원격관제 기능을 새로 탑재한 모델로 향상된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딜리Z는 이르면 올 연말 국내 최초로 실제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딜리타워의 경우, 아직 상용화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30여 곳에서 유상 도입을 원한다고 요청이 들어왔다. 그래서 올해 말쯤 상용화를 생각하고 있고, 내년쯤에는 실내 배달로봇이 본격적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딜리드라이브나 딜리Z의 경우 아무래도 실내외 주행이 기술적으로 어렵기도 하고, 공공도로의 경우 규제에 대한 부분도 있어서 2022년쯤에나 상용화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로봇 서비스를 위해 해외 업체뿐 아니라, 현대엘리베이터, SK텔레콤, 국내 중소기업 4곳 등과 협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고 있다.

김 실장은 "로봇을 만들고 서비스를 한다는 건 많은 협력 업체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소프트웨어 개발 외에 저희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은 협력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런 협업을 통해 로봇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협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도 함께 성장해나가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실장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 수준이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스타쉽 테크놀리지나 아마존의 스카우트와 비교해서도 배달로봇의 성능이 뒤쳐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업체는 스타쉽 테크놀리지라고 생각한다. 아마존에서도 스카우트라는 배달로봇을 만들고 서비스하고 있지만 주로 평일에 운영하고 앰버서더라는 안전요원이 따라다니는 걸 보면 아마존도 저희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스타쉽 테크놀리지나 아마존의 스카우트의 경우, 실외에서만 현재 주행하고 있다. 따라서 실내외를 주행해야 하는 한국 주거 환경을 고려했을 때에는 분명 저희가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나 싱가포르처럼 실내외 배달로봇이 필요한 곳에서는 저희가 분명 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부분에 있어서는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서도 충분히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선 "우선 한국 환경에 집중하고 있다"며 "배달로봇 서비스로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가를 계속 고민하고 실험하고 있다. 또한 로봇이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고객의 문 앞까지 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계속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직 국내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 사업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도로교통법상 배달로봇은 인도를 다닐 수 없다. 또 배달로봇에 부딪혀 발생하는 각종 사고(물적·인적), 교통흐름 방해, 배달 오배송, 배달로봇 주행 중 발생하는 고장 및 파손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김 실장은 "저희가 배달로봇을 아파트 단지나 대학 캠퍼스에 먼저 도입했던 건 법적 규제 때문이었다"면서 "이에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고 곧 그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 빠르면 내년 정도에는 일반 공공도로에서도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또한 "실외 배달로봇 실증 테스트와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로봇이 사람을 치는 등의 사고는 한 번도 없었다. 배달로봇의 주행 속도는 4~5km/h 정도로 성인이 좀 빨리 걷는 정도의 속도"라며 "배달 오배송 등의 이슈나 배달로봇 주행 중 고장 등의 이슈는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로봇 안전센터에서 바로 확인해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은 최근 공개한 실내외 통합 자율주행 배달로봇 '딜리Z'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딜리Z'을 보면 외관 전체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부드러운 소재의 에어백을 적용했다. 배달 도중 갑작스러운 충돌상황이 생기더라도 보행자와 아동, 반려동물 등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또 충격이 발생하면 에어백의 압력을 감지해 이동을 중단하고 외관 전면의 LED를 통해 주변에 상황을 알리는 기능을 장착했다. 전후방에는 야간전조등과 브레이크등을 장착하고, 깃발에도 LED 라이트를 적용해 배달로봇의 동작 상태를 주변에서 알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 서비스의 출현 이면에는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이전부터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란 측면에서 로봇 서비스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김 실장은 "실제 로봇의 속도나 주행하는 모습을 보신 분들은 '아직 배달로봇이 라이더를 대처하기에는 멀었구나'라고 말씀하신다"며 "특히 환경적인 이슈가 가장 큰 것 같다. 계단이나 수동문 등은 아직 로봇이 열 수 없다. 그렇다 보니 비교적 주행이 가능한 아파트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배달로봇이 라이더들을 대체한다는 건 사실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신 라이더들을 효과적으로 도와드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