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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참 할 말 많습니다" KBO리그, ML처럼 7이닝 더블헤더·승부치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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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지난 1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류중일 감독이 1회초 후 경기가 중단되자 항의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왜 우리는 7이닝 더블헤더 안 했을까요?”

미국야구, 즉 메이저리그(ML)가 결국에는 기준이 된다. 이미 도입된 비디오판독을 비롯해 로봇심판으로 불리는 스트라이크·볼 기계 판정, 그리고 올해 ML에서 시행되고 있는 7이닝 더블헤더와 연장시 승부치기도 조만간 KBO리그에서 볼지도 모른다. 2021시즌 개막일이 4월 중순 혹은 4월말로 결정될 경우 144경기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묘수를 빅리그에서 찾을 가능성이 높다. 현장도 올해처럼 무자비한 일정을 따르기 보다는 ML처럼 변화를 주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LG 류중일 감독은 지난 23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올해 ML가 더블헤더시 7이닝 경기로 진행된다는 얘기에 “왜 우리는 7이닝 더블헤더를 안 했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결국에는 ML를 따라가게 돼 있다. 우리도 언젠가는 ML처럼 하지 않겠나”라며 “사실 올해 현장 감독들이 하고 싶은 말이 참 많다. 이런 상황에서 144경기는 무리다. 지금 우리는 올해만 야구하고 그만 둬야 할 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시즌 KBO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한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전과 달리 취소된 경기는 더블헤더로 소화해야 하며 주말 경기 취소시에는 월요일 경기가 진행된다. 엔트리를 늘렸고 더블헤더시 특별 엔트리도 시행했으나 10구단 감독들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정에 혀를 내두른다. 실제로 부상자도 그 어느 때보다 늘면서 10구단 전체가 부상악령과 마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6주 가량 미뤄졌고 올스타 브레이크도 사라지면서 고난의 행군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듬해에도 만만치 않은 일정과 마주할 확률이 높다. 코로나19로 해외 전지훈련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10구단 모두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홈구장과 2군 시설, 그리고 따뜻한 남쪽 지역을 두루 돌아다니며 2021시즌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런데 아무리 따뜻한 장소를 찾는다고 해도 국내에서 2월부터 단체 훈련에 돌입하는 것은 무리다. 2월에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만큼 제대로 페이스를 올릴 수 없다. 따라서 각 구단 단장들은 캠프 시작 시점과 더불어 개막일도 뒤로 미루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2월말 혹은 3월부터 국내 캠프에 돌입해 4월 중순 혹은 4월말에 개막을 맞이하자는 얘기다. 만일 4월말에 개막할 경우 5월 5일 개막전이 열린 올해 일정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미 방송사 및 유무선 미디어 사업자와 144경기 체제를 기준으로 다년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계약을 수정하지 않는 이상 경기수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듬해에는 촘촘한 일정에 따른 체력소모와 부상위험을 줄이기 위해 올해 ML와 같은 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 류 감독은 “야구하는 시간이 길어서 야구 인기가 줄어든다는 말이 많다. 미국도 그렇고 요즘 젊은 친구들은 오랫동안 하는 것은 싫어한다더라”며 “권투도 길다고 인기가 많이 줄지 않았나. 권투 대신 짧게 끝나는 다른 종목을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경기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 변화에 찬성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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