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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계적 백신 업체 "종이상자 배송, 있을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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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락소스미스케인(GSK) 공급 체계 들여다보니
"백신 섭씨 2~8도 콜드체인 유지가 기본"
수입부터 배송까지 냉장 운송
콜드체인 벗어나면 전량 회수, 안전성 검증
한국일보

세계보건기구(WHO)의 백신 '콜드체인' 지침에 소개된 개념도. 백신 운송 전 과정에서 섭씨 2~8도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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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은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500만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가 공급단계에서 상온에 노출된 데 따른 접종 중단 사태를 “유례 없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적으로도 백신은 온도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콜드 체인(생산부터 사용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체계)’이라고 불리는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운송ㆍ보관 전 단계에서 섭씨 2~8도 사이(평균 5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백신 생산ㆍ공급 업체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국내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과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GSK는 일평균 200만 도즈를 생산, 170개국에 공급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백신 업체 중 하나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이 업체의 백신 공급 체계가 ‘세계 표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24일 GSK한국법인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제약업체가 국내에 유통하는 백신은 전량 유럽에서 생산된다. 국내 공급 방식은 생산된 백신을 수입한 뒤 국내 고객사에 배송하는 과정으로 나뉜다.

우선 국내 수입 단계에선 항공기로 백신을 옮기는 데 전 과정에서 2~8도를 유지할 수 있는 대형 냉장장치(팔레트)를 이용한다. GSK 관계자는 “팔레트 내외부에는 온도를 기록할 수 있는 장치가 부착돼 있다”며 “국내에 도착하면 냉장배송 차량으로 곧바로 역시 온도를 유지하고 체크할 수 있는 창고로 옮긴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급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각각 운송업체를 통해 배송하지만, 모든 과정을 GSK에서 관리한다. 수도권에서는 역시 콜드체인을 유지할 수 있는 차량을 이용하고 아이스박스에 실어 운송한다. 고객사에 도착하면 고객 보는 곳에서 아이스박스를 열어 제품이 안전한지 여부를 함께 확인하고 전달한다. 운송 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벗어날 경우 백신 전량을 회수한다.

비수도권에 백신을 운송할 경우 50시간 동안 2~8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입증된 냉장박스를 통해 배송한다. 이 때 운송 과정에서 50시간이 넘을 경우 제품을 회수한다. 시간 내 고객사에 도착하면 수도권에서와 마찬가지로 고객이 보는 곳에서 상자를 열고 안전성 여부를 확인한 뒤 전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백신이라는 것은 콜드체인을 유지하게끔 돼 있는 게 전 세계적인 가이드라인”이라며 “종이상자에 배송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콜드체인을 유지하지 못해 회수된 백신의 경우 안전성과 효과성을 재검증하는 절차를 거친다. 보건당국도 같은 과정을 밝고 있다. GSK 관계자는 “8도 이내에서 유지해야 하는데 9도로 넘어간 경우 회수는 하지만 전량 폐기하는 것은 아니다”며 “안전성을 평가하고 이상이 있을 경우 폐기, 이상이 없으면 다시 유통한다”고 설명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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