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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美국무 "루카셴코 대통령 취임은 '사기극'…인정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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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대선, 공정하지 않아"

벨라루스 대사 승인도 지지부진

뉴시스

[민스크=AP/뉴시스] 제복을 갖춰입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민스크에서 취임 후 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주요 인사들과 지지자들을 모아 예고 없이 대통령 취임식을 진행했다. 20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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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미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불법 선거 논란 속에 비공개 취임식을 마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로 간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지난달 9일 치른 벨라루스의 대통령 선거는 '사기극'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정부는 벨라루스의 대선이 자유롭거나, 공정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발표된 결과 역시 가짜이며, 법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월 민스크를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루카셴코 대통령을 만나 "(이번 만남은) 양국 관계 개선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위한 확실한 첫걸음"이라고 총평한 데에 비하면 태도가 180도 변한 것이다.

1994년부터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에서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를 꺾고 8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6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수도 민스크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도 시내 곳곳에는 시위를 진압하는 요원들과 경찰이 배치돼 시위대의 행진을 차단하고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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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AP/뉴시스] 23일(현지시간)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의 시민들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비공개 취임식 소식에 거리로 나선 모습. 20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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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미 국무부의 성명이 발표되기 불과 몇 시간 전 주요 인사들과 지지자들을 모아 예고 없이 대통령 취임식을 진행했다. 이에 민스크, 브레스트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민들 수천 명이 시위를 벌이며 루카셴코의 사임과, 정치 경찰의 형사 고발 등을 촉구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이날 미 국무부의 성명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과 미국과의 관계가 붕괴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 미 국무부 부차관보를 역임한 줄리 피셔를 벨라루스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하며 관계 개선 단계를 밟고 있었다.

미국 정부의 벨라루스 대사는 지난 12년 동안 공백상태였다. 벨라루스는 2008년 당시 미 행정부가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벨라루스의 제재를 강화하자 미 외교관 35명 중 30명을 추방했다. 미국은 민스크에 주재하던 대사까지 불러들인 이후 대사를 지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셔 전 부차관보의 임명 절차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부정선거 논란 이후 계속 보류된 상태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피셔는 여전히 미국 내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며, 우리는 임명 절차를 중단한 게 아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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