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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N인터뷰]① '악의꽃' 서현우 "이준기, 편하고 고마운 형…장희진과 멜로 아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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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서현우/풍경 엔터테인먼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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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악의 꽃'은 지난 10년에 대한 중간결산 같은 드라마예요."

지난 23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연출 김철규)은 연출력과 필력, 그리고 서스펜스 멜로 장르의 재미까지 갖춘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준기 문채원 김지훈 장희진 등 배우들도 호연으로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작품을 마무리했다.

그 가운데 단연 돋보였던 배우는 서현우였다. 주인공 도현수(이준기 분)와 고등학교 시절 친구 사이로, 기자가 된 김무진 역할을 맡아 진가를 제대로 보여줬다. 때로는 인간적이면서도 위기 앞에서는 비겁하고 약삭빠르기도 하면서 기자로서 야망도 있고 도현수 누나 도해수(장희진 분)에게 순애보도 보여준,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인물이었다.

결코 쉽지 않은 캐릭터였지만, 서현우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다져온 연기력으로 내공을 마음껏 펼쳤다. 서현우의 유연한 연기는 '악의 꽃'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되기도 했다. 의외의 지점에서 터지는 코미디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연기력도 놀라웠다. 유정희 작가도 서현우에 대해 "복덩이"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표현을 썼을 정도다.

서현우는 '악의 꽃'을 두고 지난 10년간의 연기생활의 중간결산 같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단편 및 독립영화에도 꾸준히 출연해오고, '그놈이다' '병구' '죽여주는 여자' '1987' '죄많은 소녀'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독전' '배심원들' '백두산' '해치지 않아' 남산의 부장들' 등 영화와 '나의 아저씨' '시간' '모두의 거짓말' 등 드라마까지 쉬지 않고 활동해온 그다.

서현우의 전작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은 이전 캐릭터들과 전혀 다른, 또 한 번 새로운 캐릭터를 남긴 그의 진가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 첫 드라마 주연작인 '악의 꽃'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는 서현우. 장희진과의 멜로는 아쉽게 끝났지만, 앞으로 "현실적인 사랑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악의 꽃' 종영을 앞두고 서현우와 만나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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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종영 소감은.

▶처음 겪는 일이 많았다. 기사로 이렇게 드라마 중간중간에 이슈된 적도 처음이다. 현장에서 처음 겪게 된 게 많았다. 이전에는 제 연기와 캐릭터만 생각하고 제 것만 연기하기에 급급했다면 이번에는 전체적인 시각을 배우게 됐다. (이)준기 형이 저보다 형인데 옆에서 보면서 많이 배웠다.

-이준기에게 어떤 점을 배웠나.

▶배우가 연기 외적으로 주연배우로서 끌고 가야 하는 점들에 대해 배웠다. 준기 형은 에너지가 엄청 넘친다. 스태프들에게 응원의 말도 해주고 그런 면모들이 저도 새롭더라. 이전에는 제 것만 찍고 빠지기 바빴는데 현장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배우가 연기 외적으로 현장에서 신경 써야 하는 게 뭔지 알게 됐다.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것에 따라 연기도 달라지더라. 덕분에 저도 더 편안해지게 되더라.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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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거짓말' 당시 부상을 입었었는데.

▶당시 막판에 다쳤다. 부상이 생겨서 '악의 꽃' 촬영 직전까지 재활을 했었다. 그래서 휴식을 못 했는데 그때는 휴식 생각보다 '악의 꽃'을 해야 한다는 설렘 때문에 뭐든지 하려고 했다. 준비도 많이 했다.

-이번에 맞는 장면도 많았다.

▶이번엔 많이 맞고 다니는 역할이었다. '모두의 거짓말'에선 많이 때렸는데 이번에 해보니 역시 때리는 입장이 조금 더 쉽더라. 액션은 액션을 받는 입장이 되면 힘들더라. 맞는 액션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우리 드라마엔 액션 장인이 계시지 않나. 준기 형이 액션 부심도 있다. (웃음) 정말 디테일한 동작까지도 무술팀을 능가할 정도로 잘 안다. 형이 주짓수를 오래 해서 주짓수 기술이 많았다. 준기 형이 어떻게 하면 안 다치면서 리액션을 받아야 하는지 알려줬다. 무술팀도 감탄하더라. 형이 시범 보일 때는 정말 기가 막혔다. 액션은 준기 형이 무술팀과 같이 많이 잡아줘서 고마웠다.

-김무진 역에 캐스팅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봤나.

▶유연성을 봐주신 것 같다. 미팅 때 리딩도 했었는데 감독님께서 '현우씨의 진지한 연기를 익히 봐왔는데 조금 유연한 모습을 보고 싶다. 다른 톤의 연기도 가능하냐'고 하시더라. 그걸 주고받으면서 감독님께서 제가 유연성을 갖고 있구나 생각하신 것 같다. 캐스팅 되고 나선 다른 주문을 주셨다. 진지함과 유머러스함을 자유롭게 넘나들어야 한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무거운 소재의 드라마다. 스릴러의 탈을 쓴 멜로 장르인데, 너무 시청자들이 무겁게만 보지 않게끔, 숨을 쉴 수 있게끔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김무진은 한 가지로 규정지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기자정신이 뚜렷하면서 이타심이 있는, 인간적인 매력이 있으면서도 도현수에게 학교 폭력 가해자였다는 과거도 있었다. 깊은 순애보를 보여줬다가도 능청스러우면서도 코믹한 캐릭터도 있었다.

▶캐릭터를 명확하게 한 가지로 규정짓고 시작을 하면 쉬운 부분이 있다. 대사나 태도를 취할 때 하나의 성격 안에서 찾아내면 되는데 김무진은 취재를 하러 가거나 도현수나 도해수를 만나거나 할 때 전부 다 다른 태도를 취한다. 그게 준비하는 입장에선 너무 어렵다. 어떻게 준비해야 촬영 시작했을 때 딱 내놓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답을 찾게 됐다. 한두 가지를 결정지어서 갖고가는 것 보다 오히려 나를 놔보자 했다. 준비를 덜 해보자 했다. 현장에서 느껴지는 상대 배우의 톤, 공간이 주는 느낌, 소품들에서 오는 느낌을 갖고 나머지 50% 채워보자 했다. 첫 촬영을 준기 형하고 했는데 준비된 대사를 하니까 준기 형이 '더 편하게 해도 될 것 같다'고 이끌어줬다. '편하게 해보자'고 하는 게 너무 고맙더라. 그 이후 상대에 따라 연기를 다 다르게 했다. 그리고 그걸 멀리서 봤을 때의 김무진의 모습이 그 김무진 자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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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역할은 어땠나.

▶기자라는 역할을 제대로, 이렇게 큰 역할로 해본 게 처음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기자라는 직업과 배우라는 직업이 비슷하다 생각한다. 기자도 배우 만큼 호기심이 많은 것 같았고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관찰, 탐구가 많은 것 같다.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처음 처하는 상황이 많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느꼈다.

-이준기와의 첫 만남은.

▶이준기 형은 스쳐지나가지도 못했었고 정말 작품으로만 봤었다. '왕의 남자' 등 수많은 작품들에서의 준기 형의 모습만 알고 있다가 처음 상견례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때 너무 많이 긴장했던 것 같다. 영화 현장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을 많이 뵀지만 선배님들 하고 질감이 또 달랐다. 준기 형과 많은 장면을 연기해내야 하는 입장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만나보니 어땠나.

▶너무 털털하고 편안한 형이더라. 연기적으로도 소통하는데 대학 동기처럼 편했다. 대학 동기끼리는 정말 별 얘기를 다하지 않나. 연기에 대해서도 실제로 자유롭게 나눴다. 그 점이 너무 고맙기도 했다. 또 많은 분들이 브로맨스 케미를 많이 봐주셨는데 정말 현장에서도 자연스러웠다. 그게 형에게 고마운 부분이었다. 문채원이나 장희진 같은 배우도 사실 수많은 작품들에서 주역으로 드라마를 끌고 간 노련한 배우들이고 저보다 베테랑이다. 김무진이 업앤다운이 심한 역할이라 감정 기복, 태도가 변화무쌍해서 상대 배우가 중심을 잘 잡아줘야 하는데 역시나 노련하게 그 인물로 벼텨주더라. 그래서 까불다가도 진지하다가도 이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악의 꽃'으로 화제를 모으면서 중간중간 다른 작품 캐스팅 제안도 많이 왔을 것 같다.

▶작품 중간에 연락이 오기도 했는데 '악의 꽃'에 올인하고 싶었다. 몇 군데서 연락주신 분도 있는데 저도 방향성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정말 시기를 잘 만난 것 같고, 어떤 방식으로 서현우라는 배우로 연기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이 많다.

-아직 갈증이 느껴지는 연기가 있나.

▶정말 그 지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 이번 캐릭터가 진지하기도 했지만 유머도 있었다. 반면 멜로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같이 밥 한번 못 먹고 끝나는 멜로가 있나 싶어서 아쉽다. (웃음) 멜로라고 하지만 로코가 됐든 현실적인 사랑을 연기해보고 싶다. 액션이나 강한 캐릭터도 보여드리고 싶다.

-도해수와의 멜로 연기는 어땠나.

▶사실 로맨스라고 할만한 장면들이 많이 있지 않았다. 도해수에겐 많은 아픔이 있다. 동생에 대한 죄책감이 엄청나고 연쇄살인범 딸이고, 거의 웃는 순간도 많이 없었을 거다. 그렇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이에게 김무진이 진심과 사랑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다. 너무 다가가면 시청자들에게 자칫 외면 받을 수 있을 만한 역할이라 섣불리 드러낼 수 없었다. 종영까지도 김무진이 도해수를 기다리는 역할인데 멜로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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