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가수 안희정과 유도계의 전설 김재엽이 눈맞춤 소개팅을 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최근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재트리나’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23년차 재즈 가수 안희정이 첫 출연자로 등장했다.
안희정은 “어린 나이에 첫사랑과의 이혼뿐 아니라 인생의 굴곡을 많이 겪었다”며 “하지만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존재감을 얻으며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안희정은 이날 자신에게 눈맞춤을 신청한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재즈 가수 안희정과 유도계의 전설 김재엽이 눈맞춤 소개팅을 했다. 사진=하트시그널 캡쳐 |
다른 인터뷰실에 나타난 안희정의 상대방은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이었다. 그는 최근 스포츠 레전드들의 축구 도전기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안희정과 같은 트로트 오디션에도 출연한 바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재엽 역시 “어떤 여성분이 나를 찾는다기에 나왔는데...”라며 상대방에 대해 감을 잡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등장한 ‘중년시그널’의 주선자는 바로 안희정의 딸 장윤영이었다. 장윤영은 “노사연 씨께서 주선하신 지상렬&조수희 씨의 ‘만남시그널’을 보고 용기를 냈다”며 “제가 초등학생도 되기 전에 이혼하신 엄마가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딸이 주선하면 엄마도 좀 편안하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장윤영에 따르면 안희정과 김재엽은 이혼과 사업 실패, 큰 교통사고 등을 비슷하게 겪었다. 장윤영은 “아저씨께서 엄마의 팬이자 든든한 ‘남사친’이 돼주시면 좋겠다”고 바랐고, 안희정의 오랜 친구인 이날의 MC 박준금은 “이제 희정이가 그만 울었으면 좋겠어. 두 분 공통점이 많네”라며 둘의 만남을 적극 응원했다.
마침내 안희정은 떨리는 마음으로 눈맞춤방에 들어왔지만, 블라인드가 열리고 나타난 상대는 딸 장윤영이었다. 장윤영은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한테 고마운 게 참 많아”라고 고백했고, 이어 “엄마랑 공통점이 많아 보이는 ‘남사친’ 한 분과 소개팅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안희정은 깜짝 놀랐지만, 딸이 퇴장한 뒤 블라인드 뒤에서 공들여 화장을 고치는 모습으로 MC들을 설레게 했다.
이후 진짜 눈맞춤 상대 김재엽이 들어왔고, 블라인드가 열리자 두 사람은 쑥스러움에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제작진이 개입해 ‘침묵 속 눈맞춤’을 주문했고, 안희정과 김재엽은 진지하게 서로를 바라봤다. 눈맞춤이 끝난 뒤 안희정은 “예전에 술자리에서 오빠께서 ‘이제 울지 마, 오빠가 있잖아’라는 말도 하시지 않았느냐”고 말했고, 김재엽은 “힘들 때 속마음 터놓을 사람은 있어?”라고 조심스레 물었다. 이에 안희정은 “저는 거의 들어주는 편”이라며 “때로는 날 아껴 주고 챙겨주는 사람 있었으면 할 때는 있죠”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재엽은 “나도 그런 스타일이야. 집에 혼자 들어갈 때 가장 외로워”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막상 서로에 대한 관심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아 MC들을 더 애타게 했다. 김재엽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야지”라고 말했고, 안희정은 “오빠는 외로워 보이시는데, 내가 이런 성격의 오빠 애인이라면 어떨 것 같아요?”라고 에둘러 물었다.
이에 김재엽이 “성격도 좋고 예쁘고,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지”라고 답하자 안희정은 “이런 성격이 괜찮으면 하나 소개시켜 줘야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김재엽은 “아니야, 소개 안 시켜 줘도 돼. 내가 여자를 케어해 줄 수 있는 성격은 못 되는 것 같아”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후 두 사람은 이혼의 상처와 괴로웠던 교통사고의 기억을 떠올리며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 갔다. 안희정은 “오빠가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 인생 걸어왔는지 알아요. 이제 내가 외로우면 술 한 잔 하자고 귀찮게 할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김재엽은 “너무 좋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 나이에 서로가 사랑하다 이별하면 더 힘들고 아프잖아”라며 “친구로 지내면 오래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데,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면 안 좋다”고 말했다. 안희정 역시 “남녀는 끝이 있어요”라고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MC 이상민은 “상처가 많은 중년은 어쩔 수 없이 사랑 때문에 이 사람을 잃으면, 또는 저 사람이 잘못되면 어쩌나 싶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김재엽은 안희정을 향해 애써 태연한 듯 “세상 살다 보면 남자가 필요할 때가 있어. 그 때 언제든지 전화해. 또, 남자들이 또 귀찮게 하면 다 일러”라고 말했고, 안희정은 “우리는 그렇게 잘 지내면 되죠”라며 웃었다. 두 사람은 눈맞춤방 가운데 선을 두고 악수를 나눈 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함께 방을 나왔다. mkculture@mkculture.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