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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안정환 사촌누나’ 안희정 “이혼·전치 30주 교통사고”…김재엽과 깜짝 소개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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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재즈 가수 안희정과 유도계의 전설 김재엽이 눈맞춤 소개팅을 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이콘택트’에는 최근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재트리나’로 불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23년차 재즈 가수 안희정이 첫 출연자로 등장했다.

안희정은 “어린 나이에 첫사랑과의 이혼뿐 아니라 인생의 굴곡을 많이 겪었다”며 “하지만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존재감을 얻으며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나 안희정은 이날 자신에게 눈맞춤을 신청한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매일경제

재즈 가수 안희정과 유도계의 전설 김재엽이 눈맞춤 소개팅을 했다. 사진=하트시그널 캡쳐


다른 인터뷰실에 나타난 안희정의 상대방은 1988년 서울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김재엽이었다. 그는 최근 스포츠 레전드들의 축구 도전기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안희정과 같은 트로트 오디션에도 출연한 바 있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김재엽 역시 “어떤 여성분이 나를 찾는다기에 나왔는데...”라며 상대방에 대해 감을 잡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드디어 등장한 ‘중년시그널’의 주선자는 바로 안희정의 딸 장윤영이었다. 장윤영은 “노사연 씨께서 주선하신 지상렬&조수희 씨의 ‘만남시그널’을 보고 용기를 냈다”며 “제가 초등학생도 되기 전에 이혼하신 엄마가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딸이 주선하면 엄마도 좀 편안하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장윤영에 따르면 안희정과 김재엽은 이혼과 사업 실패, 큰 교통사고 등을 비슷하게 겪었다. 장윤영은 “아저씨께서 엄마의 팬이자 든든한 ‘남사친’이 돼주시면 좋겠다”고 바랐고, 안희정의 오랜 친구인 이날의 MC 박준금은 “이제 희정이가 그만 울었으면 좋겠어. 두 분 공통점이 많네”라며 둘의 만남을 적극 응원했다.

마침내 안희정은 떨리는 마음으로 눈맞춤방에 들어왔지만, 블라인드가 열리고 나타난 상대는 딸 장윤영이었다. 장윤영은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한테 고마운 게 참 많아”라고 고백했고, 이어 “엄마랑 공통점이 많아 보이는 ‘남사친’ 한 분과 소개팅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안희정은 깜짝 놀랐지만, 딸이 퇴장한 뒤 블라인드 뒤에서 공들여 화장을 고치는 모습으로 MC들을 설레게 했다.

이후 진짜 눈맞춤 상대 김재엽이 들어왔고, 블라인드가 열리자 두 사람은 쑥스러움에 ‘아무말 대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제작진이 개입해 ‘침묵 속 눈맞춤’을 주문했고, 안희정과 김재엽은 진지하게 서로를 바라봤다. 눈맞춤이 끝난 뒤 안희정은 “예전에 술자리에서 오빠께서 ‘이제 울지 마, 오빠가 있잖아’라는 말도 하시지 않았느냐”고 말했고, 김재엽은 “힘들 때 속마음 터놓을 사람은 있어?”라고 조심스레 물었다. 이에 안희정은 “저는 거의 들어주는 편”이라며 “때로는 날 아껴 주고 챙겨주는 사람 있었으면 할 때는 있죠”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재엽은 “나도 그런 스타일이야. 집에 혼자 들어갈 때 가장 외로워”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막상 서로에 대한 관심을 직접 표현하지는 않아 MC들을 더 애타게 했다. 김재엽은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야지”라고 말했고, 안희정은 “오빠는 외로워 보이시는데, 내가 이런 성격의 오빠 애인이라면 어떨 것 같아요?”라고 에둘러 물었다.

이에 김재엽이 “성격도 좋고 예쁘고,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지”라고 답하자 안희정은 “이런 성격이 괜찮으면 하나 소개시켜 줘야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김재엽은 “아니야, 소개 안 시켜 줘도 돼. 내가 여자를 케어해 줄 수 있는 성격은 못 되는 것 같아”라며 고개를 저었다.

이후 두 사람은 이혼의 상처와 괴로웠던 교통사고의 기억을 떠올리며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 갔다. 안희정은 “오빠가 얼마나 고독하고 힘든 인생 걸어왔는지 알아요. 이제 내가 외로우면 술 한 잔 하자고 귀찮게 할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김재엽은 “너무 좋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 나이에 서로가 사랑하다 이별하면 더 힘들고 아프잖아”라며 “친구로 지내면 오래 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데,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면 안 좋다”고 말했다. 안희정 역시 “남녀는 끝이 있어요”라고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 사이엔 정적이 흘렀다. MC 이상민은 “상처가 많은 중년은 어쩔 수 없이 사랑 때문에 이 사람을 잃으면, 또는 저 사람이 잘못되면 어쩌나 싶어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김재엽은 안희정을 향해 애써 태연한 듯 “세상 살다 보면 남자가 필요할 때가 있어. 그 때 언제든지 전화해. 또, 남자들이 또 귀찮게 하면 다 일러”라고 말했고, 안희정은 “우리는 그렇게 잘 지내면 되죠”라며 웃었다. 두 사람은 눈맞춤방 가운데 선을 두고 악수를 나눈 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함께 방을 나왔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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