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보고있나, 애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남도영 기자]

테크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에 가성비를 더한 '팬에디션(FE)'으로 영역 확장에 나선다. 프리미엄과 중저가폰 사이 '준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해 판매량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갤럭시 S20 FE는 올 연말 애플의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와의 경쟁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80만원대 플래그십 '갓성비'

삼성전자가 지난 23일 '모든 팬들을 위한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공개한 갤럭시 S20 FE는 올 초 출시된 갤럭시 S20의 주요 부품을 활용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재탄생시킨 제품이다.

갤럭시 S20 FE는 고가의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S' '갤럭시 노트' 시리즈와 중저가폰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의 간극을 메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라이트' 등의 이름을 붙이지 않은 건 성능에서 타협하지 않으면서 가격은 저렴한 '대중적인 플래그십'으로 포지셔닝하길 원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제품은 부드러운 120Hz 주사율의 대화면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기반의 고성능 카메라, 고사양 칩셋과 대용량 배터리 등 소비자들이 원조 갤럭시 S20에서 선호했던 기능들을 우선적으로 탑재했다.

테크M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0 FE\'/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신 갤럭시 S20의 '엣지' 디스플레이 대신 6.5형 '플랫'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원가를 낮췄고, 후면에는 유리 대신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했다. 대신 디자인은 팬들의 피드백에 따라 선정된 6가지 다채로운 컬러를 채용하고, 헤이즈(Haze) 공법으로 마감한 매트한 질감으로 고급스러움을 살렸다.

성능으로 보면 플래그십 못지 않으면서 가격은 80만원대로 보급형 수준으로 낮춘 갤럭시 S20 FE가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갓성비'(가성비가 매우 높음) 제품이 나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12 보다 한 발 더 빠르게, 더 싸게

삼성전자는 고가 전략을 펼치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최악의 판매 부진을 겪은 갤럭시 S20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신속하게 갤럭시 S20 FE를 출시했다. 이런 삼성의 발빠른 대응과 애플의 아이폰 출시 지연이 어떤 결과를 낼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올초 갤럭시S20 라인업을 공개했을 때 FE는 계획에 없었다"며 "짧은 시간에 매력적인 사양의 휴대폰을 만드는 것이 삼성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S20 FE는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장 잘 팔린 스마트폰으로 꼽히는 애플의 '아이폰11'과 유사한 포지션이다. 두 제품은 100만원대 이하의 가격과 다양한 색상, 고성능 칩셋 탑재 등이 유사점이다.

테크M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1' / 사진 = 애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테크M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0 FE\'/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갤럭시 S20 FE의 등장은 다음달 공개될 '아이폰12'에 대한 견제구 의미를 갖는다. 하반기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20으로 '아이폰12 프로' 모델에, 갤럭시 S20 FE로 '아이폰12' 일반 모델에 대항하며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아이폰12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로 인해 발매가 예년보다 지연된 상황이다. 아이폰12는 5G 도입 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으로 패키지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빼고도 가격이 전작보다 50달러 늘어난 749달러부터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 S20 FE가 시장 선점과 가성비 측면에서 한 발 앞설 수 있는 상황이다.

미국 IT 매체 엔가젯은 "삼성이 주력 제품보다 훨씬 더 저렴한 스마트폰에서 스타일과 성능의 균형을 유지했다"며 "갤럭시 S20 FE는 아이폰 12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제조사들과의 경쟁에서도 유리

올 상반기 위로는 애플과의 프리미엄 경쟁에서, 아래로는 중국 제조사와의 중저가폰 경쟁에서 양쪽으로 압박을 받은 삼성은 하반기 전략 제품을 쏟아내며 태세를 정비했다. 갤럭시 S20 FE는 아이폰 뿐만 아니라 중국 제조사 제품과의 경쟁에서도 강력한 무기가 될 전망이다.

삼성 전문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은 갤럭시 S20 FE를 플래그십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중국 제조사 원플러스의 시장 입지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플러스는 최근 플래그십 제품과 유사한 사양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제조사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3분기 약 800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할 것"이라며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는 아이폰 출시 지연뿐 아니라 가장 큰 안드로이드 경쟁사인 화웨이 출하 부진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