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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의 지지를 얻었다면서…도둑 취임한 벨라루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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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언론 등에 알리지 않은 채 취임식

시위대 반발 우려한 듯

대선 이후 벨라루스 한 달 넘게 부정선거 규탄 시위 이어져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도둑 취임식을 진행했다. 주변국은 물론 국내에도 알리지 않은 채 비밀리에 취임 선서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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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연설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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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독립기념궁전에서 수백명 가량의 정치권 인사들을 초청한 채 취임식을 열었다. 이 일정은 사전에 언론 등에 공지되지 않았다. 벨라루스에서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취임식이 29일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보다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 등의 반발을 우려해 비밀리에 취임식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시간 민스크 시내에서는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한 언론은 TV에도 중계되지 않고, 도심 중심가를 군대로 봉쇄한 채 진행된 취임식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80.1%의 득표를 얻어 당선됐지만, 벨라루스 시민들은 부정선거 결과라고 항의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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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벨라루스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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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 정부는 한 달 넘게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강경 진압으로 맞서고 있다. 러시아 역시 유사시 러시아측 경찰 예비대 등을 투입할 수 있다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을 떠받치고 있다.


다만 러시아 정부 역시 루카셴코 대통령의 취임식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언질을 듣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벨라루스에서 취임식과 관련해 러시아측 인사를 초청하지 않았다"면서 "개인적으로 이와 관련해 아는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취임 연설을 통해 "최근 사건들은 벨라루스인 대다수가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어떤 외부의 참여 없이 스스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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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 진압 경찰에 체포된 벨라루스 시위대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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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지도자들은 취임식과 관련해 "대통령 취임식에 환호하는 시민이 어디 있고, 외교사절단은 어디에 있냐"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폭동 진압경찰과 거짓말을 일삼는 한 줌도 안 되는 공무원들만의 대통령임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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