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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 전파력 높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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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미 휴스턴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서열 분석 결과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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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유전자 변이가 전파력과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 워싱턴포스트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휴스턴감리교병원, 웨일코넬의대, 시카고대, 아르곤국립연구소, 텍사스대 연구진은 휴스턴 지역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샘플 5058건에 대한 유전자 서열 분석 결과를 지난 22일 의학 논문 사전인쇄 플랫폼 ‘medRxiv.org’에 공개됐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 검증(Peer review)를 거치지 않았다.

연구진은 1차 확산과 2차 확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에서 중요한 차이를 발견했다. 1차 때는 중국에서 들어온 바이러스와 대부분 동일한 것이었지만, 2차 때는 바이러스 대부분이 변종인 ‘D614G’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차 확산 때 바이러스가 대부분 G614로 나타난 것은 바이러스의 전파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초 과학저널 ‘셀’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형을 일으키는 G614가 감염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선 학계에서 논쟁 중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코로나19 병원체의 이런 왕성한 변이가 임상 결과물을 바꾸거나 감염자의 치명률을 높이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논문 저자인 제임스 머서 휴스턴감리교병원 병리유전체의학과장은 “우리는 합리적 의심 이상의 결과를 도출하려는 것이 아니다. 변종으로 대체되고 있는 변화를 인지하고 그 다음에 무엇이 올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면서 “바이러스 샘플 조사를 더 광범위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 코로나바이러스는 자기복제 중 잘못된 아미노산의 유입을 수정하는 ‘교정’(proofreading) 과정을 수행하기 때문에 대체로 유전적인 안정 상태를 유지한다. 다만 광범위한 감염이 일어난 미국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 기회가 그만큼 많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머서 과장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수십만명이다. 바이러스 변이 기회가 풍부하다”고 말했다.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속 바이러스학자인 데이비드 모렌스는 이번 휴스턴 연구 결과 보고서를 검토한 뒤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전파력을 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동시에 이는 우리의 (바이러스) 통제력에 대한 암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일 연구의 성과를 과도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바이러스는 무작위 변이를 통해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인간의 대응)에 대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스크립연구소의 면역학자 크리스티안 앤더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G614 빈도가 증가했고,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기술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의 분자생물학자 피터 틸렌은 “휴스턴의 학자들이 확인한 변이로 인해 바이러스 자체의 성질이 바뀌는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정말 높아지는지 계속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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