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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2020 미국 대선

美증시 최대 악재가 대선인 이유…트럼프 "지면 불복"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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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투표=사기, 연방대법원 가게 될 것"…바이든도 불복할 수도

트럼프·바이든, 11월 대선일 주말까지 승복할 확률 16%에 불과

일각 '미국 정치서열 3위 펠로시가 대통령직 수행할 가능성도'

리더십 공백으로 불확실성 고조…"증시 변동성" 對 "과도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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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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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11월3일 대선이 있는 주말까지 결과에 승복할 확률은 16%에 불과하다.”

전 세계 각국의 수퍼 예측가(superforecaster) 150여명으로 구성된 굿 저지먼트(Good Judgment)의 최근 예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은 결국 대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사실상 ‘대선 불복’이 현실화할 공산이 커진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월가(街)는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선 불복’ 사실상 공식화…펠로시가 대통령직 수행할 수도

23일(현지시간) CNN방송·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편투표를 둘러싼 소송 가능성 탓에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별세로 인해 공석인) 연방대법관을 임명하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주 주요하다고 본다. 이건 결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며 “나는 연방대법관이 9명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저지르고 있는 이 (우편투표) 사기는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뒤, “나는 (대법관들의 이념 구도가) ‘보수 4대(對) 진보 4’의 상황은 좋은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즉,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우편투표=사기’ 프레임을 밀어붙여 불복할 계획임을 재차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바이든 후보 측이 최근 빌 클린턴·버락 오바마 등 과거 민주당 행정부에서 각각 법무차관을 지낸 월터 델린저와 도널도 베릴리 등 거물급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법률팀 강화에 나선 것도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바이든 후보 역시 패배에 직면할 경우 결과에 불복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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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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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정치 리더십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굿 저지먼트의 워런 해치 CEO는 “추수감사절(11월26일)까지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을 확률은 43%, 추수감사절에서 내년 1월20일 대통령 취임식 사이에서야 승자가 나올 확률은 37%였다”고 했다. 특히 취임식 날까지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4%나 됐다. 이 경우 미국 내 정치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직면할 수 있다. 이를 두고 CNN방송은 “최종 승자가 나올 때까지 수주, 심지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불확실성 고조…“증시 변동성 대비해야” Vs “과도한 우려일 수도”

정치 리더십 공백은 시장이 극도로 꺼려하는 불확실성을 높이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크리스티나 후퍼는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최악의 상황은 선거 결과를 둘러싼 장기간의 교착상태일 것”이라고 했다. 결론이 나지 않은 대선에 따른 증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공화당의 조지 W(아들) 부시와 민주당의 앨 고어가 맞붙었던 2000년 대선 때의 악몽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미 대법원이 부시 대통령의 재선 판결을 결정할 때까지 미 금융시장의 겪었던 혼란은 끔찍했다. RBC 캐피털마켓에 따르면 당시 6주간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무려 12%나 폭락했다.

물론 불확실성에 크게 당황할 필요는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2016년 대선 당시 예상을 뒤집고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되자, 뉴욕증시 선물 거래는 잠시 패닉장을 연출하기도 했으나 이내 견고한 상승세를 이어간 적이 있다. 찰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찰킨 창업자는 “대선 불복 논란이 미국 전체를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와 이후 이어진 증시 랠리 등을 봤을 때, 이는 과도한 우려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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