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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KT 이강철, 아홉수 걸린 애제자 양현종에게 "딴 짓좀 해!"[SS 만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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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위즈 이강철 감독.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딴 짓 좀 해. 야구 생각만 하지 말고.”

KT 이강철 감독이 애제자 양현종(32·KIA)에게 아홉수 탈출 비법(?)을 공개했다. 이 감독은 24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지난 경기(22일 광주 키움전)를 봤더니 ‘아홉수에 걸렸구나’ 싶더라”며 “나도 10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는 과정에 한 번 정도를 제외하고는 매년 아홉수에 걸렸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989년 해태 입단과 동시에 15승(8패 5세이브)을 따낸 뒤 1998년(15승 11패)까지 10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투수왕국 해태에서도 핵잠수함으로 시대를 풍미한 셈이다.

이 감독은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무등 삼성전에서 두 점 차로 앞선 8회초 1사 2루에서 선동열 감독님께 마운드를 넘겼는데, 뒤집힌 기억이 있다. 이 때부터 몇 경기째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는 “1995년인가에는 정규시즌 한 경기를 남기고 10승 째를 따냈다”며 “아홉수에 걸릴 때마다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는 등 잡념을 없애기 위해 딴 짓을 했다. 영화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를 비디오로 빌려본 뒤 ‘인생에 야구만 있는 게 아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를 본 뒤 아홉수에서 벗어나 15승인가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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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선발 양현종이 22일 광주 키움전에서 0-1로 뒤진 6회 이지영의 적시타를 허용해 2루 주자 이정후가 홈을 밟으며 스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양현종은 지난달 28일 SK를 상대로 시즌 9승째를 따낸 뒤 4연속경기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광주 키움전에서는 6이닝 2실점(1자책)하고도 불펜 방화로 승리를 놓쳤다. 7연속시즌 두 자릿수 승리와 선동열 전감독이 가진 타이거즈 다승 2위(146승) 등극에 1승만을 남겨놓고 지독한 아홉수에 걸려 있다.

이 감독은 “내가 현역 때에는 술 한잔 먹고 잊어버리고 새 마음으로 출근하기도 했는데, (양)현종이도 야구에 얽매이지 말고 딴 짓을 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감독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양현종은 동료들이 훈련을 시작하자 홀로 관중석에 올라 계단 오르내리기를 겸한 훈련 루틴만 묵묵히 소화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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