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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12년만에 '제2의 박왕자 사건'…문 정부, 공든탑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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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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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고 있다. 2020.9.24. scch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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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소연평도 해상에서 어업지도를 하다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뒤 불에 태워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남북관계가 다시 최악의 상황에 처해질 위기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에 이어 북측의 총격에 우리 민간인이 사망한 두 번째 사례로, 국민들의 대북 여론 악화와 이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보수정권 시절 2008년 박왕자 사건 이후 남북관계 경색

정부는 최근까지 9·19 남북군사합의 2주년을 맞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민간인 피격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남북 합의정신이 퇴색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이번 사건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종전선언과 남북 방역·보건 협력 메시지 등 대북 대화 기조를 띄운 것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야당은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을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에 견주며 '제2의 박왕자 사건'으로 명명하고 공세를 가하고 있다. 관광객 통제구역을 지나 북측 군 경계지역을 넘었다는 이유로 무장하지 않은 민간인이 피살되면서 당시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과 같았던 금강산 관광사업은 중단됐고, 진상조사 및 사과 문제로 남북 경색 국면이 장기간 이어졌다.

북한이 향후 공식매체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할 수 있지만 남북 당국간 대화가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될 만큼 진상을 밝혀내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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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뉴시스] 최진석 기자 = 군은 24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사살·화장 사건과 관련, 해당 공무원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4일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2020.09.24. my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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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공든탑 무너지나

청와대는 이번 사태 이후 대북 여론 악화는 물론 문재인정부가 지난 3년반 가까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게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비롯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계속 노력했지만, 아무 소용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선 미국 대선 등과 맞물린 연말 한반도 정세 관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충격적인 사건으로 남북관계 경색은 불가피해진 것 같다"며 "보수정부 시절에 일어난 박왕자씨 사건때처럼 남북관계가 다시 냉랭해질 가능성이 많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북한을 강하게 규탄하며 책임 추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4일 오후 이번 사태와 관련된 내용을 보고 받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이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우리 민간인 사살 사건을 규탄하고 북한에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지만 북측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군은 지난 23일 오후 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북측에 전통문을 발송하고 실종 사건 관련 사실관계 통보를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북측의 답은 없는 상태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 겸 안보실 1차장은 "북한은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한편,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반인륜적 행위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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