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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文대통령 3차례 보고받아…첩보 알면서 유엔 연설 수정 왜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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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경기 김포시 민간 온라인 공연장인 캠프원에서 열린 디지털뉴딜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에 참석, 연설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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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뉴스4팀] 북한이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북측 해상에서 사격 후 시신을 불에 태우는 사건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 호소 하루만에 불거지면서 청와대가 곤혹스러운 처지다.

청와대는 24일 해양수산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A씨가 21일 실종됐다는 첩보를 보고받은 22일부터 사흘간 이뤄진 청와대 내부 대응을 비교적 상세히 공개했다.

청와대는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녹화해 18일 발송한 것으로 첩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설을 수정한다거나 하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며, 북한의 만행과 문 대통령의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채널을 통해 입수된 첩보들의 신빙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에게 총 세 차례의 보고가 있었고,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상황을 알리라고 지시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첩보 입수 후 이틀이 지나서야 청와대와 정부가 이를 공개하고 입장을 표명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는 것에 대해 청와대는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22일 오후 '실종' 첫 서면 보고…4시간 뒤 사살 첩보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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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정박해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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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실종된 것은 21일로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22일 오후 6시 36분 첫 보고를 받았다.

당시 서면 보고 내용은 'A씨가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색에 들어갔고, 북측이 그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첩보다.

이후 4시간 남짓 지난 오후 10시 30분, 청와대는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A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23일 새벽 1시∼2시 30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청와대에 모여 상황을 공유했다.

이들이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대응을 논의하는 사이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영상은 새벽 1시 26분부터 16분간 공개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영상 연설이 지난 15일에 녹화돼 18일에 유엔으로 발송됐다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첩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설을 수정한다거나 하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며 "이런 사안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지도 못했으므로 수정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23일 오전 문 대통령 "첩보 사실이면 국민 분노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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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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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노 실장과 서 실장으로부터 밤새 분석한 첩보 결과를 대면 보고받은 것은 23일 오전 8시 30분이다.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측에도 확인하라"면서 "첩보가 사실이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35분 유엔사 군사정전위 채널로 북한에 사실관계 파악을 요청하는 통지문을 발송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첩보의) 신빙성이 높은 상태이기는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사살해서 시신을 훼손한 것이 사실인지 파악하는 데 여러 정보와 방법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첩보만 갖고 (사건을) 발표할 수는 없다"며 "청와대가 아주 긴박하게 대응했다"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과는 핫라인이 끊어져 있다"고 말해 청와대·정부가 북한과의 소통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임을 시사했다.24일 오전 "국민에게 그대로 발표하라"…"충격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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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2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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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8시 청와대에서는 관계장관회의가 소집됐고, 국방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분석 결과를 내놨다.

노 실장과 서 실장은 회의 직후인 오전 9시 문 대통령을 대면해 이 내용을 보고했다.

첩보의 신빙성이 높다는 보고에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에게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매주 목요일 오후에 정례적으로 열리던 NSC 상임위는 이날 정오로 앞당겨졌고, NSC 사무처장인 서주석 안보실 1차장은 오후 3시 북한의 반인륜적 행위를 규탄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사이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경기 김포의 민간 온라인 공연장에서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 보고회를 주재하는 등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은 "충격적 사건으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유감을 표하며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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