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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국방부·해수부·해경 입모아 “피살 공무원 자진 월북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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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동료 “월북할 이유 없다”

세계일보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던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4일 조사에 나선 인천해양경찰서가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호 선미 사진을 공개했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황해남도 옹진군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선 공무원 A(47)씨에 대해 국방부, 해수부, 해양경찰 모두 “자진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A씨 유족들과 동료들이 “월북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에서 실종된 A씨가 어떤 이유로 북한 해상에서 발견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4일 발표에서 “A씨가 (북측에)월북 의사를 표명한 점이 식별된 것을 고려하면 자진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2일 오후 4시 40분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인원이 실종자에게 접근해 표류 경위를 확인하면서 월북 경위 진술을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은 A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고 선박에서 이탈할 때 자신의 신발을 선박에 벗어놓은 점, A씨가 해류방향을 잘 알고 있고 해상에서 소형 부유물을 이용한 점 등을 들어 자진 월북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인천해양경찰서도 이날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해경 관계자는 “실종 당시 실종자의 신발이 선상에 남겨진 점, 당시 조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던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종합해 볼 때 자진 월북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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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도 옹진군 등산곶 해안 인근에 떠있는 북한 경비정의 모습. 뉴시스


이날 A씨의 동료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가 이혼 후 동료직원에 수천만의 돈을 빌렸다는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해경 측은 “관계자 등 상대로 상세하게 조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해수부도 A씨의 실족 가능성에 대해 “배제할 수는 없지만 크지 않다”는 설명을 내놨다. 해수부 엄기두 수산정책실장은 이날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놓은 것으로 봐서 단순 실족이라는 추측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물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고 당일 기상이 아주 양호했고 위험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엄 실장은 “A씨가 동료들과도 그런(월북) 얘기를 나눴던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언도 당연히 없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해수부는 A씨가 실종될 당시 승선할 때 가지고 있던 옷과 가방, 생필품 등 소지품들이 모두 배 안에 그대로 남아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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