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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잔혹하고 명백", "남북 긴장 고조" 외신, 북한의 공무원 사살 일제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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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금강산 피격 이후 한국인 사망한 두 번째 사건"

NYT "코로나19 공포감 때문일 가능성"

CNN "정상회담들, 중요한 결과 내지 못해"

아시아경제

2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정박해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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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북한군에 피격당해 숨진 사건에 대해 다른 나라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보도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24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 씨가 지난 21일 서해 소연평도 남방 2㎞ 해상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 단속정에 의해 피격당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국방부는 '국방부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군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며 "북한의 이러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유감을 표했다.


다른 나라 주요 매체들은 국방부 발표를 인용, A 씨가 숨진 경위에 대해 상세히 보도했다.


이날 오전 영국 'BBC' 온라인 기사에서 한국 국방부가 선원 사살을 규탄했다고 전했다. BBC는 "(한국) 군 당국은 북한 측이 A 씨의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다고 밝혔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관리들은 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 소속 한국 주재 특파원인 로라 비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쓴 글에서 "지난 2008년 한국 관광객이 금강산에서 피격 당한 사건 이후 민간인이 사망한 두 번째 사건"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잔혹하고 명백하다"라며 "북한은 폐쇄된 국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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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소연평도 해상에서 최근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 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를 조사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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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남북 관계가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북한군이 한국 공무원에 총격을 가한 뒤 시신을 불태운 것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감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NYT는 "폭력적인 사건으로 양국 관계는 한층 냉각될 수 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북한의 살인 행위에 부채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7월 탈북자 출신 남성이 월북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가장 높은 수준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었다"라며 "북측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북측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설명했다.


미 방송 'CNN' 또한 "지난 6월 북한이 휴전선 북쪽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남북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며 "문 대통령 주도로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이 회담들은 궁극적으로 모든 면에서 중요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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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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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방부에 따르면, A 씨가 실종된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께, 어업지도선에 탑승해 있던 다른 선원들은 A 씨가 보이지 않자 해경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선내에는 A 씨가 벗어둔 것으로 추정된 신발이 발견됐다.


군 당국은 다음날(22일) 감시자산을 통해 A 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정황을 포착했다. 북한군은 이날 오후 9시40분께 A 씨에게 사격을 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날 북한 측은 보호의와 방독면을 착용한 상태로 A 씨 시신에 접근해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24일 북한군의 한국 국민 사살·훼손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 및 조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회의결과와 정부 대책을 보고 받은 뒤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군은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해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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