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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독] 北 엽기살인극 보고받고도 이인영은 “평화, 통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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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보고 12시간 뒤 “평화와 통일 먼 미래 아냐”

"주무 부처 장관이 北 만행에 둔감" 지적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군이 실종된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열린 행사에서 “평화와 통일이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대북 정책 주무 부처의 장관이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한 북한의 엽기적인 만행에 둔감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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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3일 오전 1시 청와대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주무부처인 국방부 서욱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했다. 첩보의 신빙성과 함께 대통령 보고와 국민 공개 여부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고 한다. 회의는 오전 2시30분까지 진행됐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8시30분 문재인 대통령에게 우리 공무원 피격 사실을 보고했다.

이 장관은 이로부터 14시간여 뒤인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20 통통국민참여단 열린 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했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평화’ ‘통일’ 같은 단어를 10여 차례 이상 사용해가며 환영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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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국민통통참여단 포럼에 참석한 이인영 통일부장관. /통일부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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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관은 “평화와 통일이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평화가 정착되어 한반도 분단 구조가 허물어지고 우리의 삶이 하나로 되고 더 넓은 무대에 펼쳐지면 우리의 일상의 삶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19로 일상이 답답한 가운데 남북 관계도 꽉 막혀 있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며 “정부는 인내심을 갖고 작은 일부터, 남북이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일부터 대화와 협력의 문을 차근차근 두드리고 열어가고자 한다”고 했다. 우리 국민이 북한 해역에서 총격 후 시신이 소각당한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대북 규탄 메시지는커녕 북한과의 대화·협력만 반복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까지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하다가 오후가 돼서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열망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엄중히 항의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비슷한 시각 통일부 소셜미디어(SNS)에는 “평화를 준비하자”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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