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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中백신 접종자 "다음날 37.5도에 근육통···AIDS 주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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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의학원·칸시노 공동 개발 백신 접종 2인

“접종 다음날 몸에 통증...사흘째 괜찮아”

“전역군인으로 기여 위해 자원...부작용 없어”

칸시노사, 7개국 4만명 대상 3상 시험 진행

시노팜·시노백 연내 코로나 백신 출시 자신

부작용 전무하다는데…의구심도 여전

중앙일보

전직 군인 출신 우한 소재 대학원생 주아오빙(23)은 지난 3월 19일 칸시노사의 1차 백신 임상 시험에 자원했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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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부 제약사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일반인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제약사들은 그간 임상시험에서 부작용은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미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 임상 시험자가 일부 부작용을 호소했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사가 부작용으로 임상 시험을 일시 중단한 적도 있다.

중앙일보는 24일 중국 내 백신 임상 시험에 참여한 2명을 인터뷰했다. 의대 재학 중인 임상 지원 여성 루(卢)모씨(26)는 그간 공식적으로는 알려진 바 없는 발열, 통증 등 부작용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4월 중국 칸시노사(CanSino Biologics)가 개발한 유전자 재조합형 아데노바이러스 백신을 맞았다. 2차 임상 시험 지원자다. 다음은 루씨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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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재학중인 루씨는 4월 15일 칸시노사 2차 백신 임상 시험에 지원했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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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언제 어떤 백신을 맞았나.

A : 지난 4월 15일 우한 중난병원에서 접종했다. 중국 칸시노사의 2차 임상 시험 백신이었다. 당시 자원자 508명이 연령대별로 조를 나눠 진행했다.

Q : 접종 당시 상황을 설명한다면.

A : 인상적이었던 건 평소 백신을 맞던 상황과 너무 달랐다는 점이었다. 3시간에 걸쳐서 각종 신체검사를 받았다. 핵산 검사도 했다. 그러고 나서 의사와 두 번 면담했는데 백신을 맞고 나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알려줬다.

Q : 부작용에 대한 설명인가.

A : 발열 등 다른 나쁜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미리 고지한다고 했다.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에이즈(AIDS)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수 있다고도 했다.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내 세포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Q : 불안하진 않았나.

A : 현재 의대를 다니고 있다. 백신이 일반적으로 약간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1차 임상시험이 안정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어떤 상황이든 발생하면 의료진이 즉각 치료해줄 것이라고 했다. 설명을 다 듣고 동의서에 서명한 뒤 백신을 맞았다.

현재 3차 임상 시험에 들어간 중국 백신은 국영제약회사인 시노팜(CNBG) 2종과 시노백(Sinovac), 칸시노사 개발 백신 등 4종이다. 이중 칸시노사는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공동으로 백신을 개발했다.

지난 2017년 공동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한 연구진은 이번에도 지난 3월 중국 내 처음으로 백신 개발에 성공해 1차 임상 시험을 진행했고, 4월 2차 임상에 들어갔다. 루씨가 백신을 접종한 시점이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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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씨를 비롯해 우한에서 진행된 칸시노사 2차 백신 임상 시험 대상자는 508명. 이들은 백신 접종 후 감사장을 받았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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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접종 후 몸 상태는 어땠나.

A : 백신을 맞고 나서 2주간 격리됐다. 자고 일어난 다음 날, 몸에서 열이 나는 걸 느꼈다. 체온을 쟀는데 37.5도였다. 열이 나서 그런지 몸 전체가 쑤시고 아팠다. 관절에 통증도 있었고 몸에 힘도 빠져서 계속 자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기억난다. 그다음 날부터는 열이 내려갔고 몸에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는 못했다.

Q : 상태 관찰은 어떤 식으로 하나

A : 한조였던 30명이 위챗(중국식 카카오톡)에 의사 한 명과 같이 방을 만들어서 매일 체온과 몸 상태를 보고하는 식이었다. 수시로 보고해달라고 했는데 다들 하루 한 번만 보고하는 식이었다.

Q : 다른 이상이 있다고 한 사람은 없었나

A : 특별히 기억나는 건 없다. 미열이 나는 정도였다.

Q : 14일 격리가 끝난 후에는.

A : 그때부터 다시 14일 간격으로 3차례 채혈을 했다. 처음부터 총 4차례 피 검사를 받은 뒤 6월 초쯤 끝났다. 항체 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 같았는데 시험자에게 결과를 따로 알려준 건 없다.

Q : 임상 시험 자원에 대한 보상도 있었나.

A : 백신 접종 때는 아니고 채혈을 할 때마다 600위안(약 1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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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시노사는 지난 19일 중국 내 백신 3차 임상 시험 대상자 모집 공고를 냈다. [칸시노 웨이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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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칸시노사는 중국 내지인을 대상으로 3차 임상 시험 지원자 모집 공고를 냈다. 지원자격은 만 18세 이상, 우한시에 거주하는 신체 건강한 자이며 에이즈(AIDS) 음성, 체온 37도 이하, 코로나19 음성 등의 요건도 포함돼 있다.

실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대학원생 남성 주아오빙(朱傲冰·23)은 1차 임상 접종 대상자 108명 중 1명이다. 우한에 있는 후베이공업대학원 1학년 생으로, 전직 직업 군인 출신인 그는 어떤 부작용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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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칸시노사 백신 1차 임상 시험이 우한에서 진행됐다. 지원자 108명 중 1명인 전직 군인 주아오빙.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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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최초 백신 임상 시험이었는데 어떻게 자원했나.

A : 3월 우한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상황은 여전히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막는 가장 빠른 방법은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다. 위챗 그룹에서 지원자를 모집한다는 걸 알았고 내가 맨 먼저 신청했다. 당시 우한의 일선에서 분투하고 있는 의료진과 과학 연구진들이 떠올렸다. 전역한 군인으로서 나도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 접종 후 부작용은 없었나.

A : 백신을 맞은 뒤 지금까지 몸 상태는 아주 좋다. 열이나 몸살, 감기는 전혀 없었다. 면역 항체가 몸에 생겼다고 들었다.

현재 칸시노사는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 7개국 4만여 명을 대상으로 3차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시노백사는 이날 자체 개발 중인 백신을 외신에 공개하며 홍보에 나섰다. 아직 3차 임상시험이 끝나지 않은 시노팜사는 “35만 명이 개발 백신을 맞았으나 부작용을 보인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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