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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부산유니클로’ 1년 진통끝 개점···“용납 못해” 문밖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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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역사왜곡 기업 개장 소식에 분노”

20명 번갈아가며 1인시위…“이후에도 지속”



‘유니클로 범일점’ 개장…부산 첫 교외형 매장



중앙일보

지난해 7월 한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지역 주민들이 일본 기업 불매운동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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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 후 1년 가까이 개장이 연기된 일본기업 유니클로 부산 범일점이 25일 문을 연다. 시민단체는 이날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 1인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잡음은 지속될 전망이다.

손지연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 특별위원회 집행위원장은 24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인터넷 광고로 한일 역사를 왜곡한 유니클로가 부산에 교외형 매장을 최초로 개장한다고 하니 분노가 치민다”며 “25일 오전 9시30분부터 폐장하는 오후 9시까지 20명이 돌아가며 1인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10월 1일 인터넷 광고에서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 언급했다. 이에 국내 네티즌들은 “일본이 한국을 침략했던 일제강점기를 잊겠다”는 의도라며 ‘불매운동’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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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비하 논란이 번진 유니클로 광고 한국어 자막.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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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인 시위에 참여하는 20명은 한복을 입고 손에는 ‘사지 않습니다. 가지 않습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불매운동을 벌인다. 손 위원장은 “일본의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시절 강제 징용 문제는 한국에 책임이 있다는 망언을 했다”며 “아베 전 총리는 요미우리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로 (한국은) 일본을 폄훼할 수 없게 됐다’고 망언을 했다”며 불매운동 이유를 밝혔다.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 특별위원회는 유니클로 개장 이후에도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손 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소 상공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시점에 일본 기업의 대형 매장이 들어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의 역사왜곡을 규탄하고,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기 위해 1인 시위는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권고로 유니클로 개장에 합의해준 인근 시장 상인들은 시민들이 스스로 불매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권택준 부산진시장번영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권고안을 거절할 수 없어 합의해줬다”면서도 “시민들의 불매운동으로 전통시장 상인들의 매출 타격이 최소화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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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일 유니클로 강남점에 내걸린 영업 종료 안내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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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매장이 들어서는 부산 동구 범일교차로 인근 주변 4개 전통시장 내 입점해 있는 의류매장은 2000여개에 이른다. 매장 점주와 종업원을 합치면 3000~4000명이 일한다. 권 회장은 “유니클로가 중저가 의류를 위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전통시장 내 의류매장과 소비층이 겹친다”며 “유니클로는 유명 브랜드 상품인 데다가 400평이 넘는 규모의 대형 매장이어서 전통시장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4개 시장 상인들은 유니클로 매장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개장 반대에 나섰다. 유니클로 측은 지난해 11월 관할 지자체인 동구청에 준공승인을 신청했으나 동구청은 거듭 보류했다. 시장 번영회와 상생협약이 이뤄져야 준공승인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유니클로 측은 4개 전통시장번영회와 협상 끝에 유니클로 매장 안에 전통시장 홍보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고, 전통시장에서 주최하는 행사를 일정 부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해냈다.

유니클로 범일점이 개장하면 국내 유니클로 매장 수는 166개가 된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일본상품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급감한 유니클로는 1년 만에 22개 매장이 폐점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추가 철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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