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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그 맛 못잊어" 사슴공원 사람 끊기자 풀 거부하는 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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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사람들과 가까이했던 동물들의 삶도 바꾸고 있다. 자연 속 생활로 돌아간 동물들은 오히려 건강해졌고, 사람을 잊지 못한 쪽은 그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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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라공원의 일부 사슴은 최근 마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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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산케이신문은 일본 나라시 나라공원의 사슴들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 일본의 천연기념물이기도 한 사슴은 이곳에 1300마리가량 살고 있다.

한 해 나라공원을 찾는 사람만 1300만명. 사슴들은 관광객에게도 큰 인기를 누려왔다. 사람들은 전병과자(센베이)를 사와 이곳 사슴들에 주곤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며 사슴의 생활 방식도 달라지게 됐다.

이와 관련해 홋카이도대학교의 다치자와 시로 보전생태학 조교수와 이 지역 사슴애호회는 지난 1월과 6월 나라공원 사슴들에 대한 특이한 조사를 벌였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위치에서 발견된 사슴의 비율을 계산한 것인데, 이에 따르면 1월엔 총 71.9%(낮)·56.5%(밤)의 사슴이 보였지만 6월에는 50.2%(낮)·34.9%(밤)로 크게 줄었다. 반면 잔디에서 쉬는 사슴은 1월 19.3 %(낮)→6월 59.1%(낮)로 크게 늘었다.

사람이 사라지자 좀 더 본능적인 삶을 찾은 것이다. 사슴은 원래 돼새김질을 하는 반추동물로 하루 5㎏의 풀을 먹는다.

다치자와 조교수는 7월 NHK에서 "공원 사슴이 야생 상태로 변화하고 있다. 풀을 먹고 되새김질을 하며 건강해져 새끼를 많이 낳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원에서는 과거 무른 상태의 사슴 똥이 많이 보였지만 지금은 그런 배설물이 줄었다. 과자 대신 풀을 충분히 먹으며 장이 건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일부 사슴들은 많이 마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람이 주는 과자를 잊지 못한 채 풀도 제대로 먹지 않아서다. 다치자와 조교수는 이런 사슴들은 사람에 의한 '센베이 의존증'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산케이에 냈다.

김주동 기자 news9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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