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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유럽, 코로나19 재유행에도 봉쇄 주저…일부 '재앙직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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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 스페인 마드리드도 심야 술집영업 정도나 제한

"경제 악영향·시민 피로감 우려해 방역효과에서 타협"

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 병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기자 = 유럽에서 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각국 정부와 지자체는 강력한 방역 조치를 고려하지 않는 추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경봉쇄와 외출 및 영업정지 등 강경 방역 조치가 감염 확산 차단에는 효과적이지만 경제활동에 미칠 악영향과 장기간의 방역 조치에 대한 피로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신규 확진자 수가 가파르게 늘어난 스페인은 유럽 코로나 19 2차 유행의 '진원'이다.

그러나 스페인 당국은 전면적인 이동 및 영업 제한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마드리드시 당국은 이번 주부터 식당과 술집에 대해 오후 10시 이후에만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

유럽의 다른 도시들도 심야 술집 영업금지와 모임 및 여행 제한 등 방역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달 중순 70만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 수는 최근 3만명을 웃돌고 있으며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만명 안팎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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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규제' 철폐 요구하는 스페인 시위대
(마드리드 AP=연합뉴스) 스페인 시위대가 16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규제 조치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스페인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 등 코로나 19 확산세가 다시 본격화한 유럽 내 다른 나라에서 잇따라 방역 조치가 강화되고 있지만, 그 강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코로나 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유럽의 2차 유행 진원으로 부상한 마드리드 등에서조차 경제활동 보장을 이유로 완화한 방역 조치만 내려진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나마 마드리드 남부 지역 86만명에 대해서는 향후 2주간 직장, 학교, 병원 방문 목적 이외의 이동 제한 조처가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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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영업제한후 단속에 나선 경찰관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방역을 위한 영업 및 이동제한 조치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가 않다 보니 각국 방역당국의 조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마드리드의 한 술집 매니저인 자비에 후에르타는 밤 10시 이후 영업정지 조치에 대해 "사람들이 오후 5시에 밥 먹으러 나오지는 않는다. 밤 9시는 넘어야 손님들이 오는데 밤 10시에 문을 닫으라니 어떡하란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에 대해 젊은 층이 느끼는 피로감도 2차 유행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학생 인구가 7만명에 달하는 프랑스 북서부 렌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얀 버트란드 씨는 "최근 정부가 밤 11시 이후 술집 영업을 금지했지만, 그 시간에 학생들이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 그들은 마스크를 쓰라거나 사회적 거리를 지키라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 파티를 계속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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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제한 시간인 밤 10시 서둘러 영업을 마무리하는 런던 술집의 종업원들
[epa=연합뉴스]



마드리드에 거주하는 세무사 마리아 카르멘 알모게라는 "누구도 자신의 이동 자유가 제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 감염병 학자인 캐서린 힐은 "이런 방식의 방역 조치는 아주 효과적이지 않다. 우리는 재앙으로 직행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대규모 코로나19 검사와 확진자 격리에 정부가 즉각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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