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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데이터 '복붙'했나…'러시아 백신' 수상한 임상실험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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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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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승인된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실험 보고서가 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됐는지 의심스럽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지난 21일 의학 학술지 '더 랜싯'에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실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백신을 접종한 이후 면역 반응 수준을 보여주는 그래프들이 반복적인 패턴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서로 다른 시점에 각기 다른 사람들의 면역 반응 수준을 보여주는 데이터인데도 그래프들이 반복된다는 주장이었다.

이 의혹을 제기한 이들은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로, 의학 저널에 연구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글을 써온 전문가들로 알려졌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보이는 반복적인 패턴이 "우연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크리스토퍼 반 툴레켄 런던대 부교수는 "이런 그래프는 극도로 발생하기 어려운 우연의 일치가 이어져야 나온다"며 "이 보고서에 대해 단순한 설명이나 정직한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백신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은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신을 개발한 모스크바 연구소의 데니스 로구노프 박사는 "우리는 랜싯에 발표된 통계 자료 오류에 대한 혐의를 명확하게 부인한다"며 보고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11일 자국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에 대해 3상 임상시험 이전에 공식적으로 사용 허가를 내줬다.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을 내준 건 러시아가 세계 최초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러시아 백신의 1·2차 임상시험 규모가 작고 기간도 42일에 그쳤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보건당국 관계자는 "러시아 백신은 사람은커녕 원숭이에게도 사용할 일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아시아와 중동, 남미 10개국 이상과 코로나19 백신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러시아 측은 지난 22일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책임을 질 것"이라며 자국 백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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