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숨 고를 시간 벌어준 김광현, 적시타로 화답한 골드슈미트[김광현 선발등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김광현이 25일(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와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미 미주리주)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스마일 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경기 흐름을 끌어오는 사나이다. KBO리그에서 이미 빅게임 피처로 정평이 나 있는데, 빅리그에서도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밀워키와 정규시즌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초반 흐름을 걸어 잠갔다. 특히 3회초에는 선두타자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우중간 2루타로 불안하게 출발하고도 삼진 2개를 곁들여 실점뿐만 아니라 추가 진루까지 완벽히 봉쇄했다.

무사 2루에서 루이스 우리아스를 만난 김광현은 몸쪽 포심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바깥쪽 포심, 체인지업 등을 적절히 활용한데다, 포심이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테일링을 보인 게 주효했다. 일발 장타가 있는 제이콥 노팅햄에게는 바깥쪽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시선을 유도한 뒤 몸쪽 포심 패스트볼로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3구째 던진 바깥쪽 체인지업이 결정구를 몸쪽에 던질 공간을 만들어줬다.

2아웃을 잡아내 여유를 찾은 김광현은 까다로운 아비사일 가르시아에게 초구 바깥쪽 볼을 던진 뒤 2구째도 바깥쪽으로 공략했다. 가르시아의 배트에 맞은 타구가 1루 파울지역으로 떠올랐는데, 수비 시프트를 전개하던 폴 골드슈미트가 사력을 다해 쫓아갔지만 미치지 못했다. 이 때 김광현의 베테랑 다운 모습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20m 이상 전력질주 한 골드슈미트는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순간적으로 짧은 거리를 전력질주했기 때문에 호흡이 가쁠 수밖에 없는 상황. 김광현은 일부러 마운드 뒤로 내려가 골드슈미트가 제 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 수비가 자리를 잡자 그제서야 로진을 한 번 만지고 천천히 마운드 위로 올라갔다. 야수가 호흡을 고를 충분한 시간을 주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는데, 사인 교환을 마친 뒤 한 번더 발을 풀어 야수들이 아쉬움에서 벗어날 시간까지 벌어줬다.

덕분에 가르시아의 잘맞은 타구는 시프트를 전개 중이던 골드슈미트의 미트에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세심한 배려로 실점 위기를 넘어선 셈이다. 진짜 루키였다면, 던지는데 급급해 야수들의 심리나 호흡을 배려하지 못했을 것이다.

김광현이 실점 위기를 막아내자 골드슈미트는 3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로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라 끊어진 듯하면서도 이어지게 돼 있는데, 3회 초, 말 드러난 골드슈미트와 김광현의 캐미스트리가 이를 증명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