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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대한민국 외교장관 맞나...강경화 “北 총격, 평화 접근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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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5일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제75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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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5일 북한이 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된 한국 공무원을 사흘 전인 22일 총살하고 시신을 기름 부어 불태운 사건과 관련해 “인내심이 약해지지만, 장기적 평화 접근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비무장한 우리 국민을 해상에서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사건이 벌어지는 반인륜 범죄가 발생했는데도 이에 대해 유감 표명이나 대북 규탄 입장도 없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국제사회에 대북(對北) 규탄 성명을 내야 할 외교 당국의 수장이 구체적 조치는 없이 모호한 개념의 ‘평화’만 운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장관은 2017년 취임 이후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하지 않고 ‘공석’으로 방치해 “보편적 가치인 인권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 장관은 유엔에서 인권 담당 업무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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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맨 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018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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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이날 아시아소사이어티가 제75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그간 정부의 노력에도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후퇴·전진 여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며칠 전과 같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의 (대화) 용의와 호의, 인내심이 약해지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평화적 접근(peaceful engagement)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기 힘들지만 참자는 취지로 보인다. 강 장관이 두루뭉술하게 ‘며칠 전과 같은 사건’이라고 표현한 사건은 지난 22일 북한의 우리 국민 총살·소각 만행을 의미한다.

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사회자가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 선언 제안하는 유엔 연설을 하는 동안 북한이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지난 6월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 정세를 평가해달라고 하자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코로나 19와 홍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현재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북미·남북 대화 모두 교착 상태”라고 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매우 폐쇄적이며 고립된 국가를 상대(engage)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좌절스럽다”“많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와 남북 협력을 향한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면서 대화를 장려하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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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하는 하태경.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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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출신 우리나라 외교부장관의 발언인지 믿기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잔혹하게 학살한 행위는 국제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했다. 하 의원은 “강경화 장관이 할 말은 국민들에게 인내를 강요할 게 아니라 국제사회의 총의를 모아 북한의 행위를 강하게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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