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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만 특혜”vs“학생들 기회 달라”…의사시험 어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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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설립 정책에 반대해 집단행동에 나섰던 의대생들이 결국 마음을 바꾼 겁니다.

의사협회와 정부 간 합의가 이뤄지고 전공의들이 업무에 복귀하는 상황에서도,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학생들은 그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재응시 기회를 줘라", "안된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견이 충돌했습니다.

■ 의대생 입장 바꿔 "국가시험 응시하겠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이 어제(24일)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의사 국가시험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이들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한다며, 정부를 향해서도 "우리나라의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도 곧바로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학생들이 내린 결정의 무게를 함께 짊어질 것이라며, 혼란을 초래한 정부가 스스로 결자해지 하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학생들이 본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해달라는 겁니다.

수도권의 한 종합병원 의사는 KBS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시험 응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부터 인력 수급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며 "지방의 공중보건의들 자리도 공석이 될 것인데, 공공의료도 같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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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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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국민들은 불공정한 특혜로 생각해"

정부는 의대생들이 국시 응시 의사를 밝혔다고 곧바로 추가 시험 기회를 주는 건 가능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선 입장에서 바뀐 게 없는 겁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대변인은 "추가적인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과 공정성 논란이 있다"며 "많은 국민이 이를 불공정한 특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국민적인 양해와 수용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추가시험을 검토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정부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건 '국민 여론'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국민들 입장에서 반대 의사가 굉장히 많지 않으냐"며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정부가 추진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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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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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에게 '사과나 양해' 구하면 가능할까?

실제 국민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57만여 명이 동의했습니다.

이미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가 대두된 상황에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려면 최소한 '사과 혹은 양해' 의사표시 정도는 성명서에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의료계 내에는 실제 진료 거부 등으로 국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은 '학생'들이 국민에게 사과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 역시 상당수 존재합니다. 결국, 이번 일을 이끈 의사 선배들이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 "부족함은 스승을 책망하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달라"

이번엔 사립대·국립대병원 선배 의사들이 나섰습니다. 국민들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이번에 의대생들이 시험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국민 건강을 위해 바른 선택을 했다고 환영했습니다.

이들은 "아직 의료계에 발도 내디뎌 보지도 못한 젊은 학생들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의정 갈등의 희생양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당장 내년에 2,700여 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할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내년에 인턴이 배출되지 못하면, 코로나 대응은 물론 의료 취약지역 공백도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달라.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에 민감하지 못했던 부족함은 스승과 선배들을 책망해달라"며 "우리 아들이요 딸이기도 한 청년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와 의사들의 집단 파업으로 시작된 이번 사건. 우리 사회에 수많은 논쟁을 남겼습니다. 의대생들은 결국 올해 시험을 응시하지 않았고, 이제는 이들의 '구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의대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 실제로 '특혜'라는 여론이 상당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의료계의 호소가 얼마나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에 따라 그 결과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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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혁 기자 (hyu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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