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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류현진 MLB 활약상

리그 바뀌어서 걱정?…`괴물` 류현진은 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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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겨울 류현진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적이 확정되고 가장 자주 나온 단어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였다. 류현진이 7년간 뛰었던 LA 다저스(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환경과 비교하면 구장이 타자들에게 유리해지고 지구 소속팀(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들 전력도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던 전 시즌과 같은 활약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대부분이었다.

예상은 완벽히 빗나갔다. 부상이 없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투수였다. 두 리그를 오가며 2년 연속 평균자책점(ERA) 2점대는 물론 약팀을 경쟁력 있는 팀으로 탈바꿈시켰다는 점에서 지난 시즌 활약을 능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현진이 25일(한국시간)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을 마쳤다. 올 시즌 최다인 7이닝을 소화하며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시즌 내내 보여줬던 에이스의 안정감을 이날도 보여줬다. 다른 점이 있다면 류현진에게 그동안 천적 행세를 해왔던 뉴욕까지 침묵시키며 먹이사슬을 끊어냈다는 점이다.

이날 류현진의 완벽투는 팀과 자신 모두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부여했다. 토론토와 양키스는 최근 열흘 동안 7경기(3연전·4연전)를 치렀는데 첫 3경기에서 토론토 마운드가 붕괴되며 역사에 남을 만한 난타를 당하며 참패했다. 사흘 뒤 다시 시작된 4연전에서 토론토는 2승을 했지만 다시 1패한 경기에서 10점 이상을 내줬다.

류현진은 4연전 마지막 경기에 등판했다. 커리어 세 번의 만남에서 자신을 철저히 공략(15.1이닝 7홈런)했던 양키스 타선을 상대로 류현진의 제구와 볼 배합은 빛났다. 특히 시속 140㎞대 초반 컷패스트볼의 움직임과 제구가 돋보였고 적극적으로 이를 구사(비율 32%)하며 양키스 타선을 5안타(2볼넷)로 막았다. 양키스가 토론토를 상대로 7경기를 하는 동안 선발투수에게 점수를 내지 못한 건 이날이 유일하다.

또 한 명의 코리안 좌완특급 김광현도 놀라운 활약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날 류현진과 또 한 번 동반 출격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 김광현은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5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달성했다. 김광현은 3대1로 앞선 6회 초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고, 세인트루이스는 리드를 지켜 4대2로 승리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김광현의 역투로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김광현의 시즌 최종 성적은 ERA 1.62에 3승(무패).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무대를 처음 밟은 신인 성적으로는 믿기 어려운 숫자다. 신인왕을 받기에 충분하지만 변수는 이닝이다. 세인트루이스가 시즌 초반 김광현을 불펜으로 돌리면서 김광현의 이닝은 오랫동안 멈춰 있었다. 올 시즌 김광현은 39이닝을 소화했는데 한 시즌 팀 경기 수(60경기)에는 모자란다. 다만 코로나19로 변수가 많았던 시즌이었던 만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한국인 선발투수 두 명이 MLB에서 같은 날 승리를 따낸 건 2005년 8월 25일 박찬호와 서재응 이후 약 15년 만이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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