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코로나에 위안화·신흥국 통화 `디커플링`…中 웃고 印·태국 울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아시아 경제 질서가 바뀌고 있다.

중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들어선 것과 달리 아시아 신흥국 경제는 악화되면서 팬데믹 이전 중국 경제와 동조세를 보이던 아시아 신흥국 경제가 다른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최근 고공 행진을 하고 있는 중국 위안화 가치와 다르게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위안화와 아시아 주요 신흥국 통화 간 상관관계가 최근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변수가 변할 때 다른 변수도 변한다면 두 변수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이 관계가 높을수록 한쪽이 변화하면 다른 한쪽도 따라서 변화하는 성질이 강해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안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간 30일 상관관계는 지난 15일 0.547에서 이날 0.397로 낮아졌다. 위안화와 한국 원화 간 상관관계도 같은 기간 0.765에서 0.462로 떨어졌다. 동일한 기간 태국 바트화와 인도 루피화의 위안화 간 상관관계는 각각 0.481에서 0.327, 0.444에서 0.401로 밀렸다. 상관관계는 -1부터 1 사이 숫자인 상관계수로 표현된다. 절댓값이 1에 가까울수록 상관관계가 강하다.

이 같은 모습은 코로나19 상황과 밀접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받았던 중국은 다른 국가들이 팬데믹 피해가 한창인 지난 8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지난 5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7위안 선이 붕괴되는 '포치'가 발생했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는 지난 18일 6.75위안까지 치솟으면서 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안화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포치를 겪었지만 올 들어 1.96% 상승했다.

반면 다른 아시아 신흥국 통화 가치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올 들어 루피아화 가치는 8.01%나 떨어졌다. 바트화와 루피화는 각각 6.22%, 3.67% 하락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중국과 그 밖에 아시아 신흥국 간 경기 회복 차이가 통화 가치 차이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툴 코테차 TD증권 신흥국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위안화 상승과 같은 통화 가치 상승이 다른 아시아 국가에는 보이지 않는다"며 "국가의 고유 원인이 해당 국가 통화 가치에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중국 경제가 올해 1.8%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ADB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에 대해 올해 각각 -1%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아시아 신흥국 전체 성장률 역시 -0.7%로 점쳤다. 테런스 우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 통화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아시아 신흥국의 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하다"며 "이들 국가의 자금 유입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경기불황에 빠졌지만 중국 경제는 견고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중국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하면서 올해 처음 증가세로 전환됐다. 소비 역시 지난 8월 증가세로 전환했다. 코테차 전략가는 "중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회복을 나타내고 있어 위안화 상승 탄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위안화 강세가 아시아 신흥국 통화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신흥국 경제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아직 곤경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며 특히 중국을 제외한 많은 신흥 시장과 개발도상국 전망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라이스 대변인 발언은 세계 경제 전망이 지난 6월 전망보다 덜 심각하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신흥국 경제의 취약성이 심각한 상황임을 시사한 것이다.

신흥국 경제와 관련해 라이스 대변인은 "이들 국가 중 다수는 지속적인 내수 약세와 수출 수요 감소, 관광 감소 등에 직면했다"며 "우리는 이번 위기가 최근 몇 년간 이뤄진 빈곤 감소를 되돌리고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향한 진전을 되돌릴 것이라고 매우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연간 두 차례 각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고, 1월과 7월에는 수정 보고서에서 주요국 중심으로 성장 전망치를 조정한다. 올해는 6월에 수정 보고서가 나왔다. IMF는 다음달 13일 세계 경제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IMF는 6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월에 예상한 -3.0%보다 1.9%포인트 낮은 -4.9%로 하향 조정했다.

[김덕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