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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금리 올리고 한도 반토막…은행권 신용대출 조이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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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신용대출 조이기를 본격화했다. 고신용자·고소득자의 대출한도와 우대금리를 줄이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급증세를 관리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결과다.

중앙일보

신용대출 금리가 올라간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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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민은행은 전문직·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상품별로는 의사·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전문직 신용대출(KB닥터론, KB로이어론) 한도를 현행 최대 4억원에서 2억원으로, KB직장인든든신용대출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변경한다. KB 스타 신용대출(비대면) 한도는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일부 신용대출에 한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실질 대출금리를 0.1~0.1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대출한도와 금리 조정은 오는 29일 시행된다. 국민은행 측은 "가계 신용대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우리은행도 오는 10월 6일부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우리 주거래 직장인 대출' 금리를 조정한다고 밝혔다. 금리 우대조건 일부를 축소해서 최대 우대금리 폭을 1.0%포인트에서 0.6%포인트로 낮췄다. 기존 우대금리 항목 가운데 공과금·관리비 실적(0.1%포인트)을 없애고, 우량기업에 대한 우대금리도 최고 0.6%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줄였다. 우량기업 임직원 신규 유치를 위해 운영하던 우대금리 이벤트(0.1%포인트)도 조기 종료한다. 사실상 실질 대출금리가 최대 0.4%포인트 올라가는 결과가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관리 차원에서 금리우대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당장 이날부터 대출금리를 조정했다. 직장인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2.01%에서 2.16%로 0.15%포인트 올려 25일부터 적용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주요 대출상품 금리를 올렸다.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0.1%포인트,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0.2%포인트 인상됐다.

은행권의 이런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급증을 관리할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고소득자·고신용자 신용대출 관리를 콕 집어서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로 고소득·고신용자가 투자용도로 신용대출을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칫 잠재 위험이 될 수 있어서 그 부분을 타깃을 관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주요 은행으로부터 신용대출 관리 계획안을 제출받고, 신용대출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추가 조치에 나설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신용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진 점도 은행권이 대출 조이기에 본격화한 이유다. 17, 18일 이틀 연속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던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번주 들어 다시 늘어났다. 18일 125조6926억원이던 잔액은 23일 126조6690억원으로 3영업일 만에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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