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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맘카페선 벌써 '독감백신 대란'…"2만 원대는 아예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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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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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유통 과정 문제로 정부가 무료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23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에서 한 내원객이 유료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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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내과 갔는데 독감 소진됐고 다시 안 들어온다네요. 저처럼 헛걸음하지 마시라고 올려요. 올해는 유료접종하시는 분들도 서두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A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유료 독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 유행하는 '트윈데믹' 우려까지 겹치면서 기존 무료 접종 대상자들은 물론 평소에 독감을 맞지 않던 사람들까지 병원을 찾는 모양새다.


"현 시간부로 백신 없어요" 불안한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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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조달 업체의 유통과정 문제로 국가 예방접종 사업이 잠정 중단된 가운데 22일 경기 수원 한국건강관리협회에 접종 중단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 사진=수원(경기)=김휘선 기자 hwi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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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당국은 올해 처음 조달업체로 선정된 신성제약을 통해 공공물량 1259만도스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일부 물량이 운송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되면서 지난 22일 무료접종이 일시 중단됐다. 유통 문제가 불거진 백신은 공공물량 중 약 500만도스로 총 공급 물량의 17% 수준이다.

이에 무료 독감 접종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내 돈 주고 백신을 맞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부는 2주간 품질을 검증해 문제가 된 백신의 폐기·유통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지만, '정부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불신도 퍼지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독감에 대한 공포가 커지면서 평소에 백신을 맞지 않던 사람들까지 병원을 찾고 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OO병원 독감이 소진됐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병원의 독감 소진 여부와 가격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상황이다. "유료도 안심할 수 없다"며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백신 상품을 언급하며 접종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한 누리꾼이 "OO 병원 몇 개 안 남았대요. 헛걸음하실까 봐 참고하세요"라고 글을 올리자, 다른 누리꾼은 한 시간 뒤 "OO 병원 현 시간부로 백신 없다"고 댓글을 달았다.

부모들은 "아기 독감은 더 기다릴까 말까 생각하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라 맘 편하게 돈 내고 온 가족이 맞고 왔다", "이미 찝찝해서 무료 백신 못 맞겠다", "내 아이 내 가족이 맞는 건데 돈을 들여서라도 건강이 우선"이라며 이번 사태에 불안함을 드러내며 유료 접종을 하겠다고 밝혔다.


동네병원 10곳 물어보니…2곳 소진 "독감이 모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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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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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유료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일선 병원은 상황은 어떨까. 서울 강북구에 위치한 병원 10곳에 무작위로 문의한 결과, 10곳 중 8곳이 "물량이 많지는 않은데 오늘 맞을 수 있다"며 독감 접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나머지 2곳은 독감이 모두 소진됐다고 했다.

독감이 소진된 병원은 다른 병원보다 접종 비용이 쌌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접종 1회당 3만5000원~4만원 정도를 받고 있었지만, 이미 소진된 곳들은 2만5000원 정도에 접종이 가능했다. 접종 가격이 저렴한 곳들은 빨리 소진되고 있는 셈이다.

독감이 소진된 B병원 관계자는 "오늘 다 소진됐다. 다음 주 월요일에 들어온다"며 "요번에 독감 수량이 모자라서 단가가 갑자기 바뀌었다. 2만5000원보다 비싸게 들어오면 더 비싸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독감이 소진된 C병원 관계자는 "약물을 다 소진돼서 (접종을) 못하고 있다"며 "추가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동네 병원에서 어렵지 않게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소진된 병원도 있는 상황인 데다가 무료 접종이 늦어지는 만큼 고위험군은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기저 질환이 있거나 고령자인 경우는 무료 접종이 시작되는 건 조금 늦은 감이 있기 때문에 유료 접종을 권해 드린다"고 밝혔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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