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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HI★라이트] 환불원정대, '서사 쌓기' 만큼 집중해야 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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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이효리 엄정화 제시 화사로 구성된 환불원정대가 시청률 뿐만 아니라 음원 성적까지 거두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MBC '놀면 뭐하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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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엄정화 제시 화사로 구성된 환불원정대가 기획사 대표부터 매니저까지 갖추며 프로젝트에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웃음을 유발하는 이들 간의 티키타카에 MBC '놀면 뭐하니?'의 시청률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들이 만들어 낼 '결과물'이 거둘 성공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환불원정대는 지난달 막을 올린 '놀면 뭐하니?'의 새 프로젝트다. 앞서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로 활동했던 이효리가 짧게 언급했던 '센 언니' 조합이 시청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며 실제로 추진된 것이다. 싹쓰리 멤버였던 유재석은 환불원정대의 데뷔를 이끄는 '신박기획'의 제작자 '지미 유'로 변신했고, 이효리 엄정화 제시 화사는 각각 새로운 예명과 함께 환불원정대의 멤버로 변신했다.

환불원정대의 첫 회동을 담았던 방송 이후 약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환불원정대는 김종민 정재형을 매니저로 확정하며 드디어 '완전체'의 모습을 갖췄다. 이 사이 환불원정대 멤버들 간의 관계는 실제 걸그룹 멤버만큼이나 돈독해졌으며, '지미 유'와 멤버들의 관계성 역시 자리를 잡았다. 김종민과 정재형이 지난 방송에서 매니저로 합류를 알린 가운데, 향후 방송에서는 환불원정대 멤버들과 두 매니저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현재 '놀면 뭐하니?-환불원정대 프로젝트'는 네 멤버들이 그룹을 결성해 선보일 음악보다는 각 출연진들의 '서사 쌓기'에 집중하고 있다. 가요계 데뷔 프로젝트라는 큰 궤는 같이 하지만, 관계만큼이나 음악 작업에 무게를 실었던 싹쓰리와는 확연히 다른 전개다. 지금까지 환불원정대가 선보일 음악에 대해 언급된 것은 '각 멤버들의 장점을 살린 획기적 형태'라는 개괄적인 콘셉트가 전부다.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뒤 올여름 음원 차트를 휩쓸며 성공적인 활동을 펼친 싹쓰리의 경우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약 3개월간의 방송을 통해 팀 결성부터 데뷔, 활동 마무리 과정 전체를 공개했다. 해당 방송에서 싹쓰리는 팀 결성 직후 곧바로 데뷔 음원 선정에 나섰던 바 있다. 이를 미루어볼 때 한 달째 '관계성 정립'에 공을 들이고 있는 환불원정대의 작업이 싹쓰리 프로젝트보다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물론 이들이 신선한 조합과 웃음을 유발하는 케미로 '예능'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 없는 사실이지만, 환불원정대가 언급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가요계 레전드' 엄정화 이효리와 '대세' 화사 제시가 만들어 낼 '걸그룹'으로서의 케미는 물론 색다른 결과물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들이 '하나의 걸그룹'으로서 만들 음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 속, 프로젝트가 이루고자 하는 '데뷔'의 본질보다는 예능적 재미만이 강조되고 있는 듯 모양새다.

예능의 성패를 가르는 데 있어 출연자의 '캐릭터 구축'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에는 동감한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의 '음악'과 '데뷔' 작업에 집중해야 될 때다. 싹쓰리가 유두래곤 린다G 비룡이라는 '부 캐릭터'로 프로그램의 흥행과 음원 차트 석권을 함께 이끌며 큰 사랑을 받은 이유 역시 세 사람의 이야기와 음악 작업이 발맞춰 진행되며 루즈하지 않은 전개를 선보인 덕분이다. 자칫 '서사 쌓기'에만 오랜 시간 공을 들이다 '걸그룹 데뷔'라는 본질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해결하는 '용두사미' 프로젝트로 흘러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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