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광복회장 “월북자 피살 사건, 친일세력 이간질이 근본 원인”

댓글 2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8·15 기념사 논란에 이어 또 구설수 올라

세계일보

올해 8·15 광복절 경축식 기념사에서 “이승만(전 대통령)은 친일파와 결탁했다”,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는 민족반역자” 등의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김원웅(사진) 광복회장이 최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됐다 북한 해상에서 발견된 공무원에게 북한군이 총격을 가하고 불까지 지른 사건을 두고 ‘친일 세력’의 민족 이간질이 근본적 원인이라는 주장을 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광복회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단체다.

김 회장은 25일 이번 실종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적대와 불안의 시대 종식하여야’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에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월북 여부를 두고 정부와 가족·동료 간 이견이 있고 북한 역시 A씨를 ‘침입자’로 명시했음에도 이번 사건을 ‘월북자 피살 사건’으로 규정했다. 김 회장은 입장문에서 “최근 월북자 피살 사건은 전 국민과 함께 가슴 아픈 일이었다”며 “이번 불행은 해방 후 누적된 남북 불신과 적대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간 친일에 뿌리를 두고 분단에 기생해 존재해온 세력이 끊임없이 민족을 이간시키고, 외세에 동조하면서 쌓아온 불신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회장은 “강대국 중심의 패권주의가 작동되는 국제 정치 지형 속에서 자주적인 길을 모색하려는 문재인정부의 노력에, 북한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지 않은 것 또한 남북 적대 해소를 지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이날 북한이 보내온 통지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가 담겨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다’는 사과와 유감의 뜻을 표한 것을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독립운동가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외세에 의한 분단에 편승한 세력이 권력을 잡고, 동포끼리 총칼을 겨누고 싸우는 나라는 아니다”라며 “최근 문 대통령이 UN총회 화상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은, 독립운동정신을 이어받으려는 노력으로 높이 평가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적대와 불안의 시대’를 종식하고 우리 민족끼리 오순도순 평화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어 나가는데 우리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힘을 모아 나가겠다”는 말로 입장문을 끝맺었다.

앞서 지난 21일 오전 11시30분쯤 소연평도 남방 2㎞ 해상에 떠 있던 어업지도선에서 해수부 공무원 A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A씨는 지난 22일 오후 북측 해상에서 기진맥진한 채 표류하는 모습이 발견됐는데, 북한군이 A씨에게 원거리에서 총격을 가한 뒤 시신(북한은 통지문에서 부유물이라고 주장)에 기름을 붓고 불태우기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북한은 이날 보낸 통지문에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달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이 전 대통령과 안 작곡가 관련 발언 외에도 “친일·반민족 인사 69명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돼 있다”면서 파묘(무덤을 파내는 것)를 주장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 기자회견에선 “친일 비호세력과 결별하지 않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토착왜구와 한 몸이라는 국민들의 인식이 심화될 것”이라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친일 비호 정치인을 출당시키라”고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광복절 기념사를 비판한 인사들을 “패역의 무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2018년엔 “박근혜(전 대통령보다)보다 김정은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개념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