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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그땐 그랬지]코로나는 약과… 최악의 추석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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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올해 추석 최악으로 평가

1959년 추석 당시 태풍 루사로 800명 이상 사망

1996년 추석 땐 강릉 무장공비 침투로 전쟁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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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석 연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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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올해에는 거와 같은 들뜬 분위기는 찾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귀성을 포기하는 ‘귀포족’이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직장인 중 30% 이상이 올 추석은 고향을 찾지 않을 것이라는 설문조사도 있다.

정부도 이동 금지령을 내리진 못했지만 추석 때 이동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귀성객의 주요 이동 수단인 KTX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이용 객설을 절반으로 줄였다. 일부 납골당과 공동묘지에서는 온라인 성묘 서비스도 진행한다.

코로나19로 달라진 추석 풍경에 일각에서는 올해 추석을 최악의 추석으로 규정짓기도 한다. 다만 역대 추석 면면을 살펴보면 올해 추석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시기도 존재했다. 태풍으로 수백 명의 사람이 사망한 추석도 있었고 무장공비 침투로 사회 자체가 큰 혼란에 빠진 상태에서 보내야 했던 추석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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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사라호 태풍 피해 현장.(사진=문화체육관광부)


4.19 혁명까지 이어진 ‘태풍 사라’

1959년 9월 12일 한반도의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꼽히는 대형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했다. 바로 제14호 태풍 ‘사라’다. 1분 평균 최대풍속 85 m/s, 누적 강수량(제주 한정) 269㎜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풍속이 15m/s만 돼도 걷기가 어렵고, 50m/s가 넘어가면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거나 송전탑이 휜다.

사라의 상륙에 한국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았던 한반도는 문제 그대로 풍비박산 났다. 당시로서는 체계적인 일기예보 시스템도 없었기 때문에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상당했다. 전국에 사망자 849명, 부상자 2533명, 실종자 206명이 발생했고 이재민 총 37만 3459명이 나왔다. 선박 1만1704척과 주택 1만여 동이 파괴됐다. 당시 재산 피해를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3640억여 원에 달할 정도였다.

전 국토가 망가진 엄청난 자연재해는 정권에게도 부담이었다. 집권당이었던 자유당은 이듬해 치뤄진 선거에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투표함을 바꿔치기하고 참관인을 쫓아내는 수단을 동원했다. 3.15 부정선거다. 결국 4.19 혁명으로 이승만은 하야했고 장면 총리는 혁명 뒷수습을 하면서 사라에 따른 경제 침체를 극복하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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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당시 뉴스 보도(사진=MBC 뉴스데스크)




뒷산에서 울리는 총성…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1996년 추석인 9월 27일. 우리나라, 특히 강원도 지역을 물들인 것은 명절의 풍요로움과 설렘이 아니라 전운과 두려움이었다.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1996년 9월 18일 북한 인민무력성 정찰국 소속 상어급 잠수함이 강원도 강릉시 동해안 일대에 침투해 정찰 공작 활동을 벌이고 복귀를 시도하던 중 해상 복귀가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했다. 함정 인원들은 육로로 복귀하기 위해 강릉에 상륙했다.

강릉에서 군 복무 중인 초병과 택시기사 좌초한 북한 잠수함을 발견하면서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시작됐다. 11월 5일 잔존 정찰조 2명을 사살함으로써 작전을 최종 종결시킬 때까지 총 49일간 소탕 작전이 이뤄졌다. 우리 군에서도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인명 피해가 났다.

관광업이 주요 수입원이었던 강원도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더욱이 소탕 작전 당시 추석이 겹치자 성묘를 막기 어려웠던 정부는 태극기와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자에 한해서만 성묘를 허용했다. 또 당시는 한저적으로 송이버섯을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이라 군의 출입 금지 명령을 어기고 송이버섯을 따다 공비로 오인해 사살당한 민간인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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