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北피살 공무원 형의 호소 "정부가 방조했으면서 월북자 추정"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가 2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및 의원들을 만나기 위해 하태경 의원과 함께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군의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55)씨가 26일 "(정부가) 방조를 했으면서 동생을 월북자로 추정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김 위원장을 만나 동생 시신 수습을 정부 측에 요구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했다. 이어 “자기들(정부)이 방조를 했으면서 역으로 동생을 월북자라고 추정을 해버렸다”며 “이 부분에 관해서는 군이나 국방부가 반드시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측이 전날 청와대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 대해 “(북측에서) 월북에 관해서는 말이 없었다”며 “월북이라는 것은 상당히 엄청난 말이고, 월북을 계속 주장한다면 월북 방조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단 한 사람의 서해 어업관리단 상황도 보고하고 소통한다지만, 군이나 국방부 관계자 어떤 사람에게도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차라리 남측에서 사살하든지 체포를 해야 하는데 왜 북으로 넘어가 죽임을 당해야 하는지 저는 그것을 말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 진상조사 TF' 회의에 참석해 "'김정은 찬스'로 이번 사태를 무마하려 시도한다면 더 큰 국민적 공분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정부를 향해 경고했다.

아울러 "이번 만행은 북한군이 비무장 상태의 우리 국민을 총살하고 시신을 끔찍하게 화형시킨 패륜적 무력도발"이라며 "정부는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북이 꼼짝 못 하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너무 성급하게 우리 국민을 일종의 조국의 배신자로 몬 것 아니냐”며 “이런 점은 대통령이 문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결정적 물증도 제시하지 않고 가설에 불과한 것을 단정적 사실로 둔갑해 고인과 유족을 명예훼손한 건 처벌해야 한다”며 “피해자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치를 수 있게 하는 부분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지만 이 사건이 가져오는 함의에 대해서도 경시하지 않고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