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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페셜리포트] 웹툰 혐오 표현 걸러내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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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여성혐오·폭력·선정성 등 여러가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폭력·혐오·선정성’ 관련 웹툰 민원 신고건수는 지난해 133건에서 올해 8월 기준 153건으로 늘었다.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15%가량 증가한 것이다.

작가들의 문제를 넘어 관련 제도와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웹툰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1차 창작물을 그려내는 작가, 작품을 검수하는 담당자 PD가 있다. 이후 오·탈자나 전체 흐름을 점검해 플랫폼에 작품이 게재된다. 독자들은 이렇게 업로드된 웹툰 작품을 감상하고 댓글을 남긴다.

최근 네이버웹툰에서 ‘복학왕’을 연재 중인 기안84(본명 김희민)는 주인공이 성 상납으로 취직한다는 에피소드를 그려 도마 위에 올랐다.

같은 플랫폼에서 ‘헬퍼’를 연재 중인 삭(본명 신중석)도 여성 캐릭터가 고문받는 장면을 잔혹하게 그려내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혐오 표현을 담은 웹툰이 걸러지지 않는 이유는 플랫폼과 PD의 역할이 미진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PD들은 작가와 관련된 업무 전반을 맡고 있다. 작품을 발굴하거나 연재 중인 작가를 관리하고, 마감을 마친 작품을 검수한다. 사용자 반응을 점검하고 작가에게 전달하는 것도 웹툰 PD들의 몫이다. 기본적으로 작품이 잘 연재될 수 있도록 작가들과 협의하는 게 주요 업무다.

웹툰 작자들은 한 명의 PD가 담당하는 작가가 지나치게 많아 문제가 생긴다고 입을 모았다.

웹툰 작가 A 씨는 “PD 한 명이 수십 명의 작가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관리하는 인원이 많다 보니 요청을 해도 반영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웹툰 플랫폼 관계자도 “PD 한 명이 많은 작가들을 관리하다 보니 작가들의 고충을 면밀히 들여다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관계자와 PD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웹툰 작가 B 씨는 “트위터나 SNS에서 그림 한 장 그린 친구들을 데려다가 웹툰 작가, 그림 작가를 시키는 일도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작품을 소비하는 독자들의 입김에 작품이 좌우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제도는 미진하다. 웹툰 규제는 ‘웹툰자율규제위원회’가 담당한다. 웹툰자율규제위는 심사를 거쳐 웹툰을 연재하는 플랫폼에 서비스 종료,내용 수정,청소년 접근제한 조치,성인인증 권고 등을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행하지 않는다고 해도 특별한 조치를 받지 않는다. 자율규제이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표현의 자유와 규제에 관한 사회적 논의와 더불어 웹툰 플랫폼들의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투데이/박소은 수습 기자(gogume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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