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6억 학교 기부 구두수선공 할아버지, 명예박사 됐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남대, 84세 김병양씨에 학위수여

金씨, 살고있는 집도 사후 기부키로

동아일보

24일 전남대로부터 명예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김병양씨(가운데). 전남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30여 년간 구두를 수선한 80대 할아버지가 명예 철학박사가 됐다.

전남대는 24일 교내 용지관 광주은행홀에서 김병양 씨(84)에게 거액을 기부한 공로 등을 인정해 명예 철학박사학위를 수여했다.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김 씨는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졸업 뒤 1969년 상경해 남대문시장에서 식용유, 얼음 등을 배달하면서 생계를 꾸려갔다. 1988년 명동에서 구두수선 가게를 인수하며 나이 쉰이 넘어 구두수선공이 됐다. 그가 차린 ‘명동 스타사’는 구두는 물론 가죽 핸드백 등을 수선하며 유명 업체로 자리 잡았다. 현재 본인은 은퇴했지만, 딸이 가업을 물려받아 성업 중이다.

김 씨는 4월 전남대에 디지털도서관 건립기금으로 6억 원을 기부했다. 현재 살고 있는 서울의 연립주택도 사후에 기부하기로 했다. 김 씨는 학위수여식에서 “보잘것없는 제가 영광스러운 자리의 주인공으로 서게 돼 감사하다”며 “이제 모교가 된 만큼 남은 생도 전남대에 보탬이 될 일을 찾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