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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첫승 10년 걸린 안송이, 2승은 10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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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팬텀클래식 10언더… 장하나 등 공동2위 5명과 1타차

우승인줄 모르다 축하받고 알아, 2R선 김지영 등 홀인원 3개나

동아일보

KLGA 제공


“내가 몇 타 차로 우승한 거야?”

동료들로부터 우승 기념 생수 세례까지 받은 뒤였지만 안송이(30·사진)는 여전히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마지막 홀까지 자신의 순위를 몰랐던 그는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킨 뒤 축하를 건네기 위해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선수들을 보며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1타 차 짜릿한 우승이었음을 전해 들은 그는 “우와” 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프로 11년 차 베테랑 안송이가 27일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팬텀 클래식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에 올랐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7언더파)로 최종 3라운드를 출발한 안송이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0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오른 안송이는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해 공동 2위로 내려앉으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14번홀(파3)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는 사이 위기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지킨 안송이는 장하나 등 공동 2위 5명(9언더파 207타)을 따돌리고 상금 1억2000만 원을 획득했다.

1타 앞선 선두로 마지막 18번홀(파4)에 돌입했을 때 안송이는 자신의 순위를 정확히 몰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세컨드 샷을 핀에서 7m 거리에 붙인 뒤 투 퍼트만 해도 우승을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버디를 노리는 공격적인 퍼트를 했다. 공은 홀 옆을 살짝 지나 50cm 거리에 멈췄고, 안송이는 파 퍼팅을 성공시켰다. 안송이는 “코스에서 리더보드를 보지 못해 순위를 몰랐다. 캐디도 나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선두가 아니니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해 우승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송이는 프로 10년 차였던 지난 시즌에 ADT캡스 챔피언십(지난해 11월)에서 237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에 물꼬가 트인 그는 두 번째 우승까지는 약 10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안송이는 “10이라는 숫자와 궁합이 좋으니 통산 10승을 채운 뒤 은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는 1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기아자동차 K9 차량(6000만 원 상당)을 부상으로 받은 김지영2 등 3명의 선수가 홀인원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KLPGA투어 대회 한 라운드에서 홀인원 3개가 나온 것은 2009년 넵스마스터피스 1라운드 이후 두 번째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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