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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학생들에 이어… 태국 야권 지도자도 “왕실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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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제 손질해야”… ‘성역’ 파괴 동참

태국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反)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에 이어 야권 지도자까지 왕실 개혁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태국에서 성역(聖域)으로 여겨져 온 왕실을 직접 겨냥한 만큼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타나톤 쯩룽르앙낏 전 퓨처포워드당(FFP) 대표는 25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왕실을 둘러싼 문제는 그동안 자국의 “불편한 진실”이었다면서 “태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선 군주제 개혁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태국은 왕실을 모독할 경우 최고 15년형에 처해질 정도로 왕실의 권위가 강한 나라다. 퓨처포워드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쿠데타 세력 청산, 투명한 정부 등을 주장하며 젊은층의 지지를 받아 일약 원내 3당이 됐으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올해 해산됐다.

타나톤 전 대표는 왕실의 불투명한 회계도 문제 삼았다. 그는 “현재 왕실은 38대의 비행기와 헬리콥터를 소유하고 있으며 내년 왕실에 투입되는 예산이 2018년 두 배 규모인 89억 밧(약 3304억 원)에 달하는데도 국민과 의회에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국에서 처음 ‘왕실 개혁’ 요구가 본격적으로 분출된 것은 19, 20일 방콕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였다. 학생 단체가 주축이 돼 개최한 이 집회에는 경찰 추산 2만여 명이 모여 국왕의 권력 제한 등 왕실 개혁을 요구했다. 방콕 왕궁 앞 광장 바닥에는 ‘이 나라는 국민의 것이지 군주의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적힌 동판을 설치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의 권력 제한, 2014년 군사 쿠데타의 주역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 등을 주장하고 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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