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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경제 이슈&뷰]전통시장을 ‘온라인 장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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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우리 주변에는 전통시장이 많다. 전국에 지정된 전통시장은 1450개에 이른다. 서울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시장, 부산 국제시장부터 동네 골목길 시장까지 다양하다. 우리는 동네 시장에서 채소, 고기, 반찬, 떡 등 먹거리를 사고 맛집에 들르기도 한다. 젊은이들이 시장 좌판에서 순대나 호떡을 사 먹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전통시장은 우리 곁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온라인 거래액은 13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6% 증가했다. 특히 7월 농산물 거래액도 전년 동월 대비 72% 늘었다. 이제는 신선식품도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추세다. 최근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 오프라인 매출은 정체돼 있는 반면 온라인 매출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전통시장이 가야 할 방향도 여기에 있다. 전통시장 상인 중 50대 이상이 전체의 79%나 된다. 이들은 대개 디지털 전환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전통시장 매출을 늘리려면 상인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서 편리한 장보기 환경 만들기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 방안’에도 이런 내용이 담겼다.

전통시장에서도 일부 온라인 활용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개별 품목을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매출을 올리는 사례는 많았다. 이제는 시장 단위로 접근하려고 한다.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원스톱 쇼핑이 되게 하는 것이다. 서울 암사시장, 수유시장, 망원시장, 경기 광명시장 등에서 시장 단위로 온라인 주문 및 배송을 시작했다. 서울의 전통시장 앱인 ‘놀러와요 시장(놀장)’과 포털의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등을 통해서다.

현재 A시장에는 30여 개 점포가 참여하고 있다. 과일, 채소, 고기, 생선, 반찬, 탕국, 닭강정, 호떡 등 다양한 상품을 판다. 소비자들은 한 번 주문할 때마다 평균 7개 상품, 3만∼5만 원어치를 주문한다.

실시간 소통하면서 파는 라이브커머스도 전통시장에서 이뤄진다. 시장에서 만드는 젓갈류, 반찬류로 시작하고 있다. 지역 특색을 반영한 상품들은 충분히 잘 팔린다. 실시간 의견을 반영해 상품의 질도 관리해 나가는 등 전통시장도 변화에 맞춰 나가고 있다.

요즘 전통시장의 변화는 또 있다. 청년 상인들의 도전이다. 이들은 가업 승계든 창업이든 시장에 들어와 기존 상인들과 함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온라인 시장에서 이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요즘 디지털로의 전환을 보면서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음을 느낀다. 이미 온라인은 무한 경쟁 체제에 접어들었다. 전통시장도 변화하면서 대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전통시장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잘 살려 나가면 온라인에서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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