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올해 은행권 취업문 더 좁아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5대 시중銀 공채 예년보다 줄여

IT 등 전문인력 수시채용 확대

“영업환경 악화 불구 최대 채용”

세계일보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권의 채용 규모도 예년만 못한 모습이다. 여기에 정보기술(IT) 관련 전문인력은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으로 충당하면서 은행권 취업준비생들에겐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채용 규모는 예년보다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40명과 350명을 뽑아 총 590명을 채용했던 우리은행은 올해는 상반기 40명, 하반기 160명만 채용한다.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NH농협은행 채용 인원도 2018년 총 789명에서 지난해 상반기 360명, 하반기 190명 등 총 550명으로 줄었고, 올해엔 더 감소해 상반기 280명에 이어 하반기에는 150명을 뽑는다.

신한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상·하반기 합쳐 430명을 뽑았던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에는 100명만을 선발했고, 하반기에는 25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497명을 뽑았다. 올해는 상반기 107명에 이어 하반기 채용 예정 인원(200명)을 더해도 지난해 채용 규모에 못 미친다.

은행들은 비대면 거래 증가와 영업점 축소 등 최근 영업 환경 변화 속에서도 최대한 인력을 뽑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 영업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여력이 되지 않는데도 최대한 신입사원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해서 채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공채 규모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은 수시 채용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최근 은행권 채용은 수시와 공채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 추세다. IT나 데이터, 국제 투자은행(IB) 등 전문인력이 필요한 부문은 신입 공채를 뽑아 교육하는 것보다 경력직을 수혈하는 게 즉시 전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은행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을 위해선 IT 인재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라 수시 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0여년 전 취업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가 입사할 때만 하더라도 은행의 수시 채용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며 “그런데 2년 전부터 수시 채용이 급증하기 시작했다”고 최근 은행권 채용 분위기를 설명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