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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삼성생명, 비금융계열 출자 등 위험노출액 ‘35조’ 압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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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금융그룹 첫 공시 살펴보니

한화 1.3조·현대차 4400억과 대비

자본적정성 비율, 300% 넘었지만

내부거래 등 위험요인 반영 안돼

현대차 7명·삼성 5명·한화 4명 등

비금융 출신 임원 이직 적지 않고

대주주 금융 주식 담보대출도 여전


한겨레

그래픽_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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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 등 6개 금융그룹은 각 금융그룹마다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과도한 출자와 금융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등의 위험요인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금융계열사의 임원이 금융계열사의 임원으로 이직하거나 겸직하는 경우가 아직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개 금융그룹은 올해 4월 개정된 ‘금융그룹감독 모범규준’에 따라 지난 25일 삼성생명·미래에셋대우·한화생명·현대캐피탈·교보생명·디비(DB)손해보험 등 각 대표회사의 홈페이지에 금융그룹 차원의 지배구조·자본적정성·내부거래 등의 내역을 처음으로 공시했다. 이번 공시 대상은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중 비지주 금융그룹인 삼성, 미래에셋, 한화, 현대차, 교보, 디비 등 6개다. 금융그룹 차원의 금융위험 요인을 공시하도록 함으로써 시장의 평가·감시 기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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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익스포져(출자와 신용공여를 합한 위험노출액)는 삼성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5조4400억원에 이르러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33조3천억원이 반영된 것이다. 삼성과 비슷한 금융·산업복합그룹인 한화(1조3천억원), 현대차(4400억원)에 견줘서도 매우 많은 것이다.

예기치 않은 위기 발생 시 금융그룹의 실질적인 손실흡수능력(자기자본)을 보여주는 자본적정성 비율은 미래에셋대우와 현대차가 각각 161%, 167.5%로 다른 금융그룹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이 비율은 각 금융그룹의 자본총계에서 계열사간 중복된 자본을 차감한 뒤 필요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당국은 최소 100%를 넘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금융그룹감독법이 제정되기 전이라 ‘내부거래·위험집중에 따른 손실 가능성’ 등의 위험요인은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과도한 삼성전자 지분 보유 같은 위험집중 요인을 안고 있는 삼성의 비율이 303.5%로 높게 나온 점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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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계열사 출신이 최근 5년간 금융계열사 임원으로 이직한 경우는 현대차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삼성 5명, 한화 4명 순이었다. 현대차의 경우 금융사-비금융사 임원 겸직도 15명에 이르렀고, 한화는 3명, 삼성은 1명이었다. 이는 이런 인적 연결을 통해 금융계열사의 경영이 비금융계열사의 필요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 요소로 지적돼온 사안이다.

공시내역에는 ‘최대주주 등의 변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거래 현황’ 항목이 있는데, 여기에서는 대주주가 금융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금액을 확인할 수 있다. 한화의 경우, 한화건설이 한화생명 주식을 담보로 6200억원(지난해 말 기준)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비는 김준기 전 회장 일가가 디비손보·디비금융투자 주식을 담보로 1700억원을 대출받았다. 미래에셋의 경우 미래에셋컨설팅이 박현주 회장의 미래에셋캐피탈 주식 등을 담보로 545억원을 대출받았다.

계열사의 변액보험이나 펀드를 판매해주거나, 계열사 임직원들의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비율이 매우 높은 금융그룹도 있었다.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계열사 비중이 80%를 넘었다. 계열사 변액보험 위탁 비중은 미래에셋생명이 47%, 삼성생명·교보생명이 37%였으며,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은 미래에셋대우 금융계열사들이 36%로 높은 수준이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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