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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아침을 열며] 드론자동차 타고 고향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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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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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지금으로부터 80년 전인 1940년에 “자동차와 비행기의 결합이 머지않았다. 지금은 다들 웃겠지만 그런 날은 온다”고 호언한 바 있다. 비록 그의 예견보다 다소 오래 걸리기는 했지만, 포드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오랜 꿈이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더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도심의 교통혼잡을 피해 하늘길을 가로지르는 플라잉카는 드론택시, 에어택시로도 불리는 개인용 비행체(PAV · Personal Air Vehicle)를 일컫는데, 여기에 충전체계와 이착륙장, 항법체계 등 관련 인프라와 서비스까지 포괄한 개념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 Urban Air Mobility)’라고 통칭한다. UAM은 대부분 배터리를 통해 얻는 전기동력을 사용하며,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도심 내 곳곳을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기술 및 다양한 커넥티드 서비스 탑재가 가능하며, 소음이 적고 탄소배출이 없어 친환경 미래 교통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UAM 업체인 우버는 2023년 ‘우버에어(Uber Air)’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에어버스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공항과 도심 간 이동에 ‘시티에어버스’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다임러, 아우디, 포르셰, GM, 도요타, 지리자동차,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보잉, 엠브라에르와 같은 항공기 제조업체와 볼로콥터, 릴리움과 같은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10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UAM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경과 산업 경계를 넘은 합종연횡을 하고 있다. 도심의 교통체증 및 전세계적인 환경문제 해결과 맞물려 2030년부터 본격 확대가 예상되는 글로벌 UAM 시장은 2040년에는 그 규모가 무려 1,7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가 전체 고용인원에서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가 넘는 우리나라도 새롭게 열리는 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잰걸음을 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을 발표하고, 2025년에 도심과 공항을 잇는 드론택시를 상용화하는 등 K-UAM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공동체를 발족했다. 승용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드론택시로 20분 안에 주파하고, 운임은 40㎞ 기준으로 상용 초기 11만원 수준에서 2035년 이후 자율비행이 일반화되면 2만원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을 중심으로 인천공항공사, KT, 현대건설 등이 K-UAM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구 1,000만명의 메가시티인 서울의 경우, 도쿄, 상하이, 베이징, 뉴욕과 함께 전 세계에서 UAM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기술 교류와 협업을 통한 우리 기업들의 발빠른 도약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K-UAM이 활성화될 경우, 관련 산업 일자리 창출 및 수출 증대는 물론, 교통정체 완화와 환경오염 저감 등을 통한 사회적 비용 감소 효과 역시 매우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제 곧 추석이다. 그동안은 귀성길 교통지옥이 매년 지겹게 반복되었지만, 앞으로 몇 년 뒤면 매연이 가득한 꽉 막힌 2차원 도로에서 벗어나 플라잉카를 타고 3차원 하늘길을 빠르게 가로지르는 경쾌한 귀성길을 맞이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한국일보

전승화 데이터분석가ㆍ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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