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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몸값 뛴 골프장…호반건설, 매각 통해 시세차익 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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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국내 골프 수요 증가로 골프장이 인수합병 시장의 뜨거운 매물로 떠오른 가운데 KLPGA 회장을 맡을 정도로 골프와 인연이 깊은 호반그룹의 김상열 회장도 보유한 골프장을 매각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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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밸리CC 매각설 '솔솔'…M&A업계 "인수 문의는 있을 것"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골프 수요가 증가하면서 골프장이 인수합병(M&A) 시장의 '핫 매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2개의 골프장을 인수한 호반그룹도 M&A 시장에 골프장 스카이밸리CC를 내놨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상열 호반그룹의 회장이 프로 골프단을 운영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회장을 맡을 정도로 골프 사업에 애착이 큰만큼 호반그룹의 골프장 매각 가능성에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주점, 노래방, 헬스장, 해외 여행 등 취미 생활 제한으로 야외 스포츠인 골프가 전성기를 맡고 있다. 주말에는 전국 골프장 예약이 힘들 정도로 수요가 몰리고 수도권의 경우 골프장 가격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크게 뛰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M&A 시장에서 거래된 골프장 역시 인기를 입증하듯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두산그룹의 클럽모우CC는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를 위해 먼저 매물을 내놨음에도 시장 평가를 웃도는 홀당 68억 원 수준에 거래됐으며, 수도권 골프장인 안성Q의 경우 회생절차를 밟고 있음에도 사모펀드에 홀당 77억 원 수준의 가치로 책정되면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연간 골프장 홀당 매매가격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풀이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골프장의 홀당 매매가격 평균은 총 12건 거래 기준 47억3000만 원이었다. 거래 건수 표본이 적지만 2018년(8건) 대비로도 33.2% 오른 수치다. 지난해 거래된 골프장 중 가장 비싼 매물로 책정된 파가니카CC 또한 홀당 50억 원 수준이었다. 올해에는 이미 클럽모우CC, 안성Q 등이 홀당 60억 원 대 이상으로 거래되면서 홀당 평균 매매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러한 추세 속에서 호반그룹을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서서울CC를 1200억 원, 덕평CC를 550억 원에 인수한 경력이 있는 호반그룹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골프 사업 확대를 위해 골프장을 추가로 매입하거나, 몸값이 뛴 골프장을 적정 시점에 매각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호반그룹이 골프장을 매수보다 매각할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호반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 여주 소재 스카이밸리CC가 M&A시장의 부름을 받고 나오면서 시장 평가를 받아보기 위해 매각 주관사를 알아보는 등 상호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일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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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국내 골프장의 홀당 매매가격 평균은 47억3000만 원으로 2018년 대비 33.2% 올랐다. 올해는 골프 수요 증가로 골프장 매매가격이 지난해보다 더욱 오를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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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호반그룹이 골프장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서 미지수로 보는 시선도 있다. 골프장을 호가로 매각하더라도 해당 자금이 당장에 필요한 상황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호반그룹은 지난해 연말 기준 유동자산이 3조 원에 육박하고 순현금으로만 1조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밸리CC의 시세가 현재가 고점이 아니기 때문에 매각 가능성이 낫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향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라 향후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서다. 호반그룹 역시 20년 동안 스카이밸리CC를 운용하면서 공들여 키워왔고 서서울CC, 덕평CC 등 지난해 인수한 골프장 역시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쉽게 손놓기도 어렵다는 해석이다.

김상열 회장의 '골프 사랑'도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김상열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재계에서는 1989년 광주에서 연립 한 동으로 시작해 오늘날 10대 건설사에 버금가는 전국구 대형 건설기업을 일궈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김상열 회장이 이처럼 자수성가형 경영인의 행보를 걷는 과정에서 고충을 달래준 것이 바로 골프다. 김상열 회장은 바쁜 와중에도 부부 동반 골프를 즐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1년 스카이밸리CC 인수를 통해 그룹 종합레저분야에서 본격적인 골프 사업을 시작하는 등 올해까지 4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2009년에는 골프단을 창단해 남녀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고 2017년에는 KLPGA 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골프 사랑이 남다르다.

한편 M&A 시장에서는 골프장 사업의 성장 여력에 대한 주목도가 상승함에 따라 골프장을 보유한 기업들이 골프장 매각이나 매수를 물밑에서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중 사모펀드업계에서 골프장 매물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골프 사업에 대한 성장 가치를 보고 투자를 고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국으로 해외 골프 여행 수요 등이 줄어들면서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골프장 사업이 성행하고 있다. 이 기세라면 수도권의 경우 홀당 100억 원 시대도 가능하다"며 "기존에 골프장을 보유한 기업들이 당장 돈이 필요해서 매각하는게 아닌 가장 비쌀 때 판매한다는 논리로 매각시장을 둘러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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