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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예측은 낙관적으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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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의 톡팁스-73]

매일경제

지난 1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진행된 제21회 세계지식포럼에서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오른쪽)이 좌장을 맡은 윤종영 AI양재허브 센터장과 원격 영상대담을 갖고 코로나19의 미래, 인공지능(AI)과 학교 교육 전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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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이야기는 호감을 얻지 못 한다.

"2030년에는 인간의 뇌를 인공지능(AI)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나올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AI와 만나 더욱 뛰어난 지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세계 최고의 컴퓨터 과학자, 발명가, 공학자, 미래학자, 저술가, 강연가, 특이점주의자인 레이 커즈와일(72). 지난 9월 18일, 커즈와일은 매일경제신문이 개최한 '제21회 세계지식포럼' 대담자로 나서 기술의 진보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오스트리아 출신 유대인 아버지를 둔 커즈와일은 뉴욕 출신으로, 17살 때 컴퓨터를 이용해 음악을 작곡했다. 그리고 이로 이해 TV쇼에 출연했다. 이후 문서판독기, 광학문자인식기(OCR), 음성인식기, 평판 스캐너, 문서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시각장애인용 음성변환기, 전문 음악인들의 필수장비가 된 신디사이저 커즈와일 등을 발명했다.

미국 MIT 출신인 커즈와일은 인공지능 분야의 권위자 마빈 민스키(Marvin Lee Minsky) 교수 밑에서 수학했다. 2013년에 구글 창립자 2인 중 한 명인 래리 페이지에게 자신이 인공지능 회사를 만들 건데 투자할 의향이 없냐고 묻자, 래리가 차라리 구글에 모든 자원이 있으니 입사하라고 권유했는데 받아들였다. 현재 구글 기술 이사.

MIT에서 학부만 마친 커즈와일은 21개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고, PBS 선정 '미국을 만든 혁명가' 16명 중 1명으로 지목되었다. 각종 연설, 대중강연에 활발하게 참여하며, 현재는 구글에서 인공지능 개발하며, 한국 영창뮤직 고문으로 일한다.

◆사람은 누구나 긍정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최근 가장 놀라운 사건은 인공지능 알파고입니다. AI의 진보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실이 되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대담은 역설적으로 과학기술의 진보를 현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라인 시청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어 사용자는 바로 커즈와일의 대담을 들을 수 있었다.

과거부터, 커즈와일이 주장한 개념이 있다. 기술이 인간을 넘는 순간이다. 커즈와일은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불렀다. 커즈와일은 기술이 인간을 반드시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이점 이론을 통해서, 커즈와일은 미래에 기술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그 영향력이 커서 인간의 수명을 포함해 인간이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든 개념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해왔다. '특이점이 온다'(2007)가 바로 그 책이다.

당시 커즈와일의 견해는 충격적이었다. "진화는 인간을 창조했고, 인간은 기술을 창조했으며, 이제 인간은 점점 발전하는 기술과 합심해서 차세대 기술을 창조하고 있다. 특이점의 시대에 이르러서는 인간과 기술 간의 구별이 사라질 것이다"라든지, "나노의학이 적용되면 모든 생물학적 노화 과정은 중간에 사로잡혀 멈출 것이다. 환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생물학적 건강 나이를 깎아내리는 것이 가능할 테고, 달력상의 나이와 생물학적 건강 나이는 아무 연관 없는 사이가 될 것이다"와 같은 내용들이었다.

◆예측은 낙관적으로 하라

"컴퓨터로 수십억 개의 RNA를 재조합해 가상공간에서 백신 효과를 시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인류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유리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온라인 대담에서,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의 후속작 '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는 새로운 책을 집필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한 번 세계적인 선풍을 몰고 올 것이다.

"이미 집필이 끝났지만,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내년 가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99개 특이점이 99년 안에 올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커즈와일은 청중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내용을 일부 소개하면서, 새 책 '특이점이 더 가까워졌다'에 대해 소개했다. 터무니없는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커즈와일은 인간이 영생불멸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주장해왔고, AI가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컴퓨터로 수십억 개의 RNA를 재조합해 가상공간에서 백신 효과를 시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인류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유리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커즈와일은 AI 진보가 유전공학(Genetics), 나노기술(Nanotechnology), 로봇공학(Robotics) 등 이른바 'GNR' 기술에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면서, 특이점의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고, 결국 향후 가장 큰 변화는 우리 인체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에는 5년 걸리던 백신 개발 기간이 1년으로 단축됐다는 것은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인류는 기술 진보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커즈와일은 '코로나19 극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낙관적으로 대답했다. 커즈와일의 답변을 보면, SF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암울한 미래는 과학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

◆이성민 박사의 톡팁스(말의 요령) : 예측은 낙관적으로 하라

낙관과 비관의 차이는 하나이다. 희망의 유무. 희망이 있으면, 낙관. 희망이 없으면, 비관이다. 낙관론자는 언제 어떤 일에 대해서도 낙관하고, 비관론자는 항상 모든 일에 대해서 비관한다. 낙관적 비관론자나, 비관적 낙관론자는 없다. 그건 천성의 문제다.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20세기를 살던 사람이 만든 세상에 살고 있다. 20세기는 19세를 살던 사람이 만든 세상이다. 커즈와일이 말하는 2045년 이후 세상, 2100년의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세계냐?'이다.

이미 과학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커즈와일의 말처럼, 인간은 영혼 불멸을 지향하고 있다. 그런 미래 사회를 비관적, 낙관적으로 단순화할 수 없다.

어떤 시대를 살아도 마찬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과학기술 발전이 아니라,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태도다. 낙관적인 자세를 가진 사람이 주도하면, 사회는 희망에 찬다. 비관적인 사람이 주도하면, 그 반대. 예측도 마찬가지. 낙관적으로 말해야, 설득한다.

"부정적인 이야기는 호감을 얻지 못한다. 사람은 누구나 긍정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예측은 낙관적으로 하라."

[이성민 미래전략가·영문학/일문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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