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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기술 업체 인수한 中 BOE… "LG 따라갈까, 삼성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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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E, CSOT와 경합 끝에 ‘옥사이드’ 기술 보유한 CEC판다 2조원에 인수
옴디아 "BOE+CEC판다, 전세계 LCD 시장 점유율 27.3%로 올라갈 것"
내년까지 LCD로 ‘규모의 경제’... 삼성 QD 나오면 대형 OLED 방향 정할 듯

글로벌 LCD(액정표시장치) 시장 점유율 1위 중국 BOE가 매물로 나온 현지 3위 LCD 업체 CEC판다를 인수하면서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생산여력이 충분했던 만큼 CEC판다의 물량보다는 이 업체가 가진 ‘옥사이드(Oxide·산화물 반도체)’란 기술 확보가 인수에 나선 주 배경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는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 진입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비즈

그래픽=이민경



BOE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CEC판다의 난징·청두 공장 지분을 각각 80.8%, 51% 인수한다고 공식 밝혔다. 여기에 투입된 돈만 121억2000만위안(약 2조원)에 달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다.

딜(거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종합하면, CEC판다 인수전에는 BOE뿐 아니라 현지 디스플레이 업체인 CSOT(차이나스타), 티엔마가 뛰어들었으나 실제 인수 의사가 적극적이었던 것은 BOE와 CSOT로 좁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 2위이기도 한 CSOT는 지난 8월 삼성디스플레이의 쑤저우 LCD 공장을 인수하며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BOE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업체다.

CEC판다의 옥사이드 기술은 BOE, CSOT가 LCD에 이어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로 검토 중인 OLED에 반드시 들어가야할 핵심 기술로 알려졌다.

BOE가 CEC판다를 품게 되면서 대형 LCD 시장 점유율은 업체간 격차가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BOE의 CEC판다 인수 영향 분석 보고서를 내놓고, 생산능력 기준 BOE의 시장점유율이 27.3%로, LG디스플레이(13.1%), CSOT(12.2%), 이노룩스(11.5%) 등에 비해 2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CEC판다 인수 전 BOE의 올해 점유율 예상치는 21.3%였다.

전문가들은 다만 QD(퀀텀닷)-OLED라고도 불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가 나오기 전이기 때문에 BOE가 일단 내년까지 LCD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분기 TV용 LCD 가격이 30% 이상 상승했으며, 공급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4분기 추가로 10% 더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부터 LCD 사업을 종료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 면에서 BOE가 LCD에서 OLED로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대형 OLED 사업자는 LG디스플레이 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BOE는 LG디스플레이(034220)의 화이트OLED,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QD디스플레이, CSOT가 추진 중인 잉크젯 프린팅 방식의 OLED 모두 연구개발(R&D)하고 있다"면서 "QD, 잉크젯이 나오기 전인 만큼 일단 나온 것을 보고 전략적으로 파급력이 센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들은 차세대 제품 개발 시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고, 이미 CSOT가 잉크젯 방식으로 보조금을 받고 있어 LG·삼성 방식 중 하나일 가능성이 유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3분기 QD디스플레이 양산을 목표로 시제품을 개발 중이다. 로드맵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내년 1~2분기 양산 최적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장우정 기자(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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