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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젊은 의사들 반발에도…최대집 의협 회장 탄핵 부결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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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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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의 임시총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날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방상혁 부회장 등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안이 투표한 대의원 203명 중 3분의 2 이상인 136명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됐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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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탄핵 위기에서 벗어났다. 의사들의 집단 휴진 당시 정부·여당과 독단적으로 합의했다는 비판을 받은 최 회장의 불신임안이 부결된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대집 불신임안 부결…찬성표 더 많았지만, 의결 정족수 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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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 총회가 27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총회장 외부에 설치된 화면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부회장 등 집행부 불신임안에 대한 투표를 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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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의협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 서울컨벤션센터에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최 회장 불신임 안건을 놓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출석 대의원 203명 중 불신임안에 114명이 찬성해 불신임안이 부결됐다.

이날 총회는 주 대의원을 비롯한 81명의 소집 요구에 따라 열렸다. 주 대의원은 최 회장에 대한 불신임 사유로 △법적 책임을 피하려 한 이중적 행보 △독단적 날치기 합의문 서명을 통해 회원을 배신 △젊은 의사 비대위와 소통 부재로 인해 투쟁 대오의 와해와 회원 분열을 자초 △피해 입은 전공의들에 대한 대책 없음 △본과 4학년 학생들의 국시 응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범투위 해산을 시도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통과를 막지 못함 등 7가지를 들었다.

최 회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는 찬성 표가 더 많았으나, 의결 정족수(136명)를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총회 규정상 대의원 3분의2가 출석해야 의사가 진행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된다.

최 회장 불신임 표결에는 대의원 203명이 참여해 찬성 114표·반대 85표·기권 4표의 결과가 나왔다. 이 밖에 임원 7인 불신임 안건과 의협 비대위 구성 및 운영 규정 안건도 부결됐다.


"최대집 대안 없어…탄핵 시 새로운 공격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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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병원의사협의회 비대위 등 의사들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호텔 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의협 임시 대의원총회장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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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처럼 최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에 대해 전체 의료계 의견은 둘로 갈리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지난 17일 성명에서 "불과 2주 전만 해도 정부와 투쟁에서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던 의료계 투쟁이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가장 큰 이유는 의료계를 대표하는 의협 회장이 회원들의 뜻에 반하는 날치기 합의를 독단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사 회원 및 의대생들을 배신해 전 의료계를 정부와 여당에 팔아넘긴 행태의 책임을 묻고, 의료계 투쟁을 제대로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현 의협 회장 및 집행부에 대한 탄핵과 전 직역을 아우르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난 23일 성명에서 "대안이 없는 최대집 회장의 탄핵은 반대한다"며 "탄핵을 한다면 최소한 (정부와) 합의안은 지키고 정부와 여당이 이를 어길시 더 강력한 투쟁을 담보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의총은 "최 회장을 탄핵하려면, 그에 합당한 리더가 준비되어 있어야만 한다. 현재까지 최 회장보다 투쟁성이 나은 리더는 눈에 띄지 않는다."며 "탄핵 시 외부에서는 이를 의사회 분열로 판단해 정부는 억지로 떠밀려 약속한 합의안마저 부정하고 새로운 공격을 할 것이 예상되는데, 급조된 비대위가 이를 막아낼 수 없을 걸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투표 결과를 짚어보면, 최 회장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최 회장 탄핵 시 대안이 없다는 점이 의료계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최 회장을 대체할 만한 리더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 최 회장을 탄핵할 경우 발생할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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