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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재명 "나도 어린 시절 수면제 사러 갔다가...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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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 블루(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한 우울증)'과 관련해 자신도 극단적 선택 경험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아도 되는 세상 만들어보고자 몸부림쳐 볼 테니 한 번만 더 힘내보자"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최근 코로나 이후 자해, 우울증, 자살 신고가 증가했다는 기사에 내내 마음이 쓰인다"라며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 한 줄에 담긴 말 못할 사연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라고 했다.

이어 이 지사는 "저 또한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했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니다.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가난의 늪은 끝모르게 깊었다. 살아야 할 아무 이유도 찾지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 저를 살린 건 이웃 주민들이었다. 웬 어린 친구가 수면제를 달라고 하니 동네 약국에서 소화제를 왕창 준 것이다. 엉뚱한 소화제를 가득 삼키고 어설프게 연탄불 피우던 40년 전 소년이 아직도 생생하다. 돌이켜보면 제가 우리 사회에게 진 가장 큰 빚일 것"이라고 자신의 경험을 언급했다.

이 지사는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건, 자주 서럽고 억울하고 앞날이 캄캄해 절망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게 하는 건 서로를 향한 사소해 보이는 관심과 연대 아닐까"라며 "여기에는 함께 힘겨운 시대를 견디고 있다는 개인 간 연민의 마음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 사회가 마땅히 해야 할 공적 책무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이들을 향하는 경제정책이나 복지정책이 그런 것들일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더 많은 분이 삶이 괴로워 떠나시기 전에 이 지긋지긋한 가난도, 부조리한 세상도 함께 바꿔내고 싶다. 그러니 한 번만 더 힘을 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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