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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연봉삭감안 통과됐다더니…구단은 40일째 '침묵',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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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 8월1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20 제5차 K리그 이사회 모습.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프로축구 K리그가 국내 프로리그 처음으로 코로나19 고통 분담 목적으로 ‘선수단 연봉 감액 권고안’을 이사회에서 심의, 의결했으나 구단은 40일째 침묵하고 있다.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사실상 연봉 감액 추진은 희박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8월19일 제5차 이사회에서 연봉 3700만원 이상 선수를 대상으로 시즌 잔여 4개월 급여 중 3600만원을 초과하는 부분 10% 감액을 요청하는 권고안을 의결했다. 그리고 K리그 1~2부 22개 구단이 이사회 권고안을 토대로 선수와 개별 협상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권고안을 의결한 지 28일로 정확하게 40일이 지났으나 동참하겠다는 선수단 견해를 모은 구단은 없다. 선수가 구단과 합의를 통해 권고안을 받아들이면 계약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하고 프로연맹에 보고해야 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수원FC 등 시즌 초반 (코로나 사태로 지역 사회에) 선수단 차원에서 기부금을 내놓은 구단을 제외하고 나머지 구단은 선수단에 권고안을 바탕으로 제안은 한 것으로 안다. 다만 선수단으로부터 (연봉 감액에)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서 진행하는 구단은 없다”고 밝혔다.

본지 취재 결과 지방 4개 구단은 선수단 내부에서 권고안을 두고 적극적으로 논의를 했으나 협의에 다다르지 못했다. 수도권 A구단은 아예 선수단에서 “동참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권고안에서 의결한 선수 개인별 삭감 비율안은 2~3% 수준이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구단 손실 규모를 메울만한 실질적인 수준은 아니다. 다만 프로연맹과 구단은 손실액을 선수에게 전가하려는 의미가 아닐뿐더러 금액을 떠나 지자체와 모기업 지원금에 의존하는 K리그에서 구단-선수가 협력하는 모양을 갖춘 것에 의미를 뒀다. 하지만 선수단 내부에서는 단순히 금액을 떠나서 시즌 내내 정상적인 훈련과 경기에 모두 참여했고, 정확한 손실 규모를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동참할 수 없다는 데 견해가 모였다. 구단도 연봉 감액은 강제가 아닌 권고안인 만큼 선수단에 무리하게 요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연봉은 선수에게 매우 민감한 부분이다. 더구나 시즌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 또 우승이나 강등 탈출 등 저마다 목표를 두고 신경이 곤두서 있는데 연봉까지 건드리는 건 부담이 있다”고 털어놨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연맹이나 구단은 코로나로 인한 재정 여파는 내년에 더 표면화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리그 구성원끼리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서 구단이 모기업, 지자체 지원을 받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을 기대했다”며 “선수에게 (연봉 감액을) 강제할 수 없는 건 분명하나 이런 부분에서는 아쉬운 게 있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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