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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서울 아파트, 이제 평균 10억…전셋값도 역대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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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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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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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역대 최초로 10억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투기 억제를 위해 수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강남 고가 아파트는 물론 강북 중저가 아파트마저 '키맞추기' 현상으로 가격대가 급등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전셋값 오름세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국민은행 통계 집계 후 최초 10억 넘어..강남 오름세에 강북 키맞추기

28일 KB국민은행 리브온(Liiv On)이 집계한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0억312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9억8503만원)보다 1809만원 올라 2008년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10억원을 돌파했다.

강남 11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2162만원 오른 12억356만원으로 처음으로 12억원 대에 진입했다. 강북 14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7억7783만원으로 한달 만에 1526만원 올랐다.

김균표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차장은 "정부 대책으로 강남권 고가주택은 거래량이 많이 줄었으나 거래가 성사된 매물은 7~8월 오른 시세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시세 9억 이하 아파트가 많은 강북권 단지도 키맞추기로 거래 가격대가 상승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 출범 후 65% 급등…14%대 상승률 언급한 국토부와 괴리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708만원이었다. 그동안 시장 안정을 위해 각종 규제를 쏟아냈지만 대책 발표 이후 단기 하락세를 나타낸 뒤 다시 반등하는 양상이 이어져 결과적으로 가격대가 급등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이 지표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65%에 달한다.

하지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통계 중 가장 상승률이 낮은 매매가격지수를 근거로 정부 출범 이후 올해 7월까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상승률이 14.2%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통계로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올해 7월까지 52.9%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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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열린 관계장관회의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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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 안정을 위해 각종 규제와 함께 3기 신도시 등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내 신축 수요가 지속된 데다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규제 여파로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3기 신도시 입지가 나쁘지 않지만 서울 시내 직주근접 수요를 대체하기엔 부족하고 사전청약을 하더라도 실제 입주기간까지 시간이 걸리는 점, 시내 재건축 규제로 신축 단지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서울 아파트 시세가 계속 오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전셋값 불안도 영향…강남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 첫 6억 돌파

최근 전셋값 불안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실거주 가치 척도인 전셋값은 매매가격을 지지하는 레버리지가 되기 때문에 전셋값이 안정되지 않으면 매매가격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706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지난 8월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5억원을 넘어섰는데 이보다 더 오른 것이다. 특히 강남 4개구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295만원으로 처음으로 6억 원대에 진입했다. 이런 현상에는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3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3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영향으로 재계약 위주로 전세시장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대기수요까지 가세한 분위기"라며 "전세가격은 당분간 고공행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선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장은 "매매가격과 연계된 전셋값이 안정되려면 정부 공급대책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야 한다"며 "3기 신도시 뿐 아니라 시내 역세권, 중소형택지 개발도 역점을 둬서 불안심리를 다독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균 매매값이 고가주택 기준보다 1억 높은데…정부 "아직 현실화 논의 단계 아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세금, 대출 등 각종 규제의 기준점인 고가주택 9억 원을 크게 웃돌면서 정책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고가주택 기준을 15억원으로 높이는 등 시세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정부는 시장 안정화에 역행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등 세재 개편 방향이 집값 안정과 투기 근절에 초첨을 맞춘 상황에서 고가주택 기준 변경은 시기상조"라며 "집값이 장기간 하향 안정화된 상태라면 모르겠지만 당장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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