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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정부 "정책형 뉴딜펀드, 여기에 투자해라" 규정…전문가들 "유인효과 제한적"(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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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형 뉴딜펀드, 로봇·에너지효율향상·스마트팜·친환경소비재 등 투자분야 제시

뉴딜인프라 펀드도 투자범위 규정해

전문가 "구체적 사업계획도 없는데 뭘 보고 투자하나…일부시장은 이미 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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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 정부가 국민참여형 한국판 뉴딜펀드와 관련된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해당 펀드의 지속가능성과 유인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장기 사업이 대부분인 한국판 뉴딜사업이 단기 성과를 기대하는 국내 민간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성향과도 맞지 않는데다가, 여전히 손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그린ㆍ디지털 등 사업에 투자" 가이드라인 제시=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 겸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뉴딜펀드 투자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확정ㆍ발표했다. 뉴딜펀드는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형 뉴딜 종합계획'과 맞닿아있는 정부 주도형 투자사업이다. 이날 기준이 발표된 가이드라인은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가운데 민간 뉴딜펀드를 제외한 정책형 뉴딜펀드와 뉴딜 인프라펀드에 대한 것이다.


우선 5년 간 20조원 규모로 조성(정부 3조원, 정책금융 3조원, 민간 13조원 등) 예정인 정책형 뉴딜펀드의 투자대상으로는 40개 분야(중복 제외)가 선정됐다. 디지털 뉴딜 분야에선 항공ㆍ우주, 차세대 진단, 첨단영상진단, 맞춤형의료, 스마트헬스케어 등 30개 분야를 제시했고 그린 뉴딜 분야에선 신재생에너지, 차세대동력장치, 바이오소재, 친환경발전 등 17개 분야가 언급됐다. 로봇과 에너지효율향상, 스마트팜, 친환경소비재, 실감형 콘텐츠, 차세대반도체, 객체감지 등 7개 분야는 두 사업의 투자 대상으로 중복 지목됐다.


공모 펀드인 뉴딜 인프라의 범위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제시된 디지털ㆍ그린 경제 구현을 위한 기반이 되는 ▲인프라(사회기반시설)로 규정했다. 크게는 ▲도로, 철도, 항만 등 경제활동기반시설 ▲유치원, 학교, 도서관 등 사회서비스제공 시설 ▲공공청사, 생활체육시설, 휴양시설 등 기타 공공 시설 등으로 구분하고 구체적 사업으로는 5G망, 클라우드ㆍ데이터센터,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공공 와이파이(WiFi), 그린 리모델링, 태양광 설치 환경기초시설 등을 예시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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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 겸 제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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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투자쏠림 우려ㆍ장기간 사업 투자 유인효과도 적어"= 전문가들은 그러나 투자 대상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날 나열된 품목들은 실질적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제시한 정책형 뉴딜펀드의 투자대상 가운데 친환경소비재, 핀테크, 로봇, 신재생에너지 등은 기존 시장에서도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197개 품목 일부는 포화상태"라며 "개별적으로 사업 수익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은 기본적으로 중장기 사업이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수익 기대 기간과 눈높이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일반 투자자 성향을 보면 통상 5년이 아니라 1년도 못기다린다"며 "약속 수익이 크지 않으면, 장기 투자 유인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실 발생에 따른 재정 부담 문제도 여전히 거론된다. 김 교수는 "기업과 은행도 참여하게 될텐데, 정부가 먼저 부담하더라도 추가 손실이 날 수 있다"며 "공기업 역시 수익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뉴딜펀드는 결성 후 몇달 내에 고갈되거나 세제혜택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수년간 상당히 큰 규모로 결성ㆍ집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 육성계획과 제도개선 촉진 등 걸림돌을 없애면서 직접 세제혜택이 없는 민간펀드도 자발적으로 제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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