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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신소재 '흑린' 변형 모습 초고속 전자현미경으로 최초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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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권오훈 교수팀 연구…외부 빛에 주름처럼 구겨지는 과정 관찰

연합뉴스

흑린이 빛에 반응해 구조 변형이 나타나는 모습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차세대 전자 소자의 소재 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흑린(검은색 인·Black phosphorus)이 외부 빛에 반응해 주름처럼 구겨지는 전 과정을 최초로 포착했다고 28일 밝혔다.

울산과기원에 따르면 화학과 권오훈 교수팀은 흑린에 섬광을 비추는 방법으로 흑린 내부 미세 구조가 변형되는 전 과정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흑린은 전자 소자나 나노 스케일 미세 기계(NEMS) 재료로 주목받는 물질이다.

이러한 소자 재료로 쓰려면 전기적 특성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재료여야 하는데, 흑린은 외부 자극으로 미세 구조가 변형되면 전기적 특성이 변하는 특이한 성질이 있다.

지금까지는 흑린이 외부 자극에 반응해 순간적으로 구조가 변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한 연구는 없었다.

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수준의 구조 변형을 일으키기 때문에 순간을 포착하기 힘든 데다, 원자 수준으로 얇은 흑린의 미세한 구조 변형을 보기 위해서는 특별한 관찰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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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3차원 공간과 시간) 이미지로 재구성된 흑린 주름 형성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빛을 외부 자극으로 이용해 흑린의 미세 구조가 실시간으로 변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짧은 순간의 반응을 포착하기 위해서 초고속 전자현미경을 이용했다.

초고속 전자현미경은 초고속 촬영 카메라처럼 아주 짧은 시간 간격으로 원자 수준의 움직임을 끊어 찍을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초고속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암시야 이미징'(Dark field Imaging) 기법을 적용했다.

암시야 이미징은 전자빔이 물질 내부를 통과하면서 얻은 정보를 모아 이미지를 구성하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현미경으로 얻은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 뒤 시간 단위로 이어 붙이는 방법으로 흑린의 미세 구조가 변하는 전체 과정을 얻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흑린을 구성하는 인 원자가 더 빼곡하고 탄탄하게 쌓여 있는 방향으로 구조 변형이 잘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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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훈 교수(오른쪽)와 김예진 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흑린의 독특한 원자 배치 구조 때문에 발생하는 다양하고 특이한 성질을 빛을 이용해 아주 짧은 시간 단위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는 점에서 실증적으로도 가치 있는 연구"라고 자평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9월 23일 자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삼성종합기술원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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